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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명/증도가

증도가(證道歌)88. 바리형광(波離螢光)

by 돛을 달고 간 배 2023.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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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비구범음살 有二比丘犯婬殺 바리형광증죄결 波離螢光增罪結

● 어떤 두 비구 음행과 살생 저지르니
● 우바리의 반딧불은 죄의 매듭 더하였고

*** [유마경 제자품]에 두 비구가 심산궁곡에서 토굴을 짓고 공부를 하는데 어느날 한 비구가 일이 있어 밖으로 나가고 한 비구는 공부를 하면서 졸다가 잠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마침 그 때 한 젊은 여자가 나무를 하러 왔다가 잘 생긴 스님이 잠을 자고 있는 것을 보고는 나쁜 생각이 들어 그 스님에거 달려들어 음행을 했습니다.
*** 그런데 이 스님이 눈을 떠 보니  자기가 꼭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음행을 저질러 놓았으니 얼마나 걱정이 되었겠습니까?  때마침 도반이 도반이 왔으므로 " 네가 없는 사이에 잠이 들었는데 저 여자가 나에게 달려들어 본의 아니게 음행케 했으니 어찌하면 좋으냐?" 고 하니, 도반이 그 말을 듣고 노발대발하면서 그 여자를 혼내 주려고 뒤쫓아 가니 여자도 저지른 일이 있는지라 두려워 도망가다가 벼랑에서 잘못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 한 비구는 본의 아니게 음행을 저지르게 되었고 또 다른 비구는 고의로 한 것은 아니지만 살생을 하고 말았으니 과실이 있는 셈입니다.
*** 두 비구가 걱정 끝에 계율제일 우바리 존자를 찾아가서 " 저희들이 율해믈 범하여 참으로 부끄러워 감히 부처님께 여쭙지 못하고 존자를 찾아 왔으니 의회疑懷를 풀어 허물을 면케 해 주소서." 하니 우바리존자가 그 말을 듣고 법답게 해설하며 말하기를
" 너희들은 음행하고 살인하여 바라이 죄를 범했으니 참회할 길이 없다. 가사 벗고 의발을 올려놓고 세속으로 나가라. 너희들은 이제 영원히 구할 수 없는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실제 비구 계율에 의거하여 우바리 존자는 그렇게 말 한 것입니다.
*** 마침 그때 유마힐이 옆에 있다가 이 광경을 보니 기가 막혔습니다. 분명 부처님께서 비결을 열어 중죄인도 구제의 길을 열어 두셨는데 죽은 사람을 더 죽으라고 윽박지르니 그러면 도저히 살아날 길이 없습니다.
*** 유마힐이 우바리존자에게 말하되 " 우바리여, 이 두 비구의 죄를 거듭 더하게 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그 죄의 성품은 안에도 있지 아니하고 밖에도 있지 아니하며 중간에도 있지 아니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마음의 때가 있으므로 중생이 때가 있고 마음이 깨끗하므로 중생이 깨끗하며, 마음이 또한 안에도, 밖에도, 중간에도 있지 아니하니, 마음이 그러한 것과 같이 죄의 때도 그러합니다. 모든 법도 또한 그러하여 여여함을 벗어나지 아니한 것입니다.
*** 우바리여, 일체의 법은 생멸하여 머물지 아니하니 환영과 같고 번개와 같고, 일체의 서로 기다리지 않으며 내지 한 생각도 머물지 아니하며, 모든 법은 모두 망견이며 꿈과 같고 아지랑이 같고 물 속의 달과 같고 거울 속의 모양과 같아서 망상으로 나는 것입니다. 이것을 아는 사람을 계율을 받는다고 이름하고 이것을 아는 사람을 잘 이해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라고 하니, 이 두 비구가 의심을 풀고서 보리심을 발하였다고 합니다.
*** '우바리의 반딧불'은 우바리 존자가 부처님 법에 의거해서 두 비구의 죄를 다스리려 했으나 그것은 아무런 열기도 없는 작은 반딧불과 같아서 그들의 죄의 매듭을 풀어 줄 만한 지혜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죄의 매듭을 더 키워서 두 비구를 당혹케 했다는 것입니다. (성철스님법어집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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