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명상의 뜰125 禪詩-冶父道川/야부도천(송대의 선승) 천척사륜직하수千尺絲輪直下垂천길 낭떠러지 낚싯줄 곤장 내리니 일파재동만파수一波재動萬波水한 파도 일자 천 갈래 파도가 곧 일어나도다. 야정수한어불식夜靜水寒魚不食고요한 밤에 물은 차가운데 고기는 아니 물고 만선공재월명귀滿船空載月明歸 허공만 가득 채운 배는 달빛과 함께 돌아가도다.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하니 허공길이 만 갈래라. 수천 송이 이슬을 가슴에 담아 한 입에 머금는다. 2024. 1. 13. 옛 생각 해는 떠오르고 일 나간 배에서 어부는 그물을 당긴다. 아마 오십년도 전에 그 때는 떠 오르지도 않는 해를 기다리며 뱃전에서 졸고 있으면, 야 놈아 그러다가 물귀신 된다고 소리치던 아버지. 달이 떠 올라야 집으로 돌아오던 돛단배는 우리집의 유일한 생계수단이었지. 그 시절의 해 떠오름의 기다림은 추위와 졸음의 지독한 연장이라 매일 보는 일출도 감흥이 일지 않았다. 하지만 수십년이 지나고 다시금 보게 되는 황홀한 일출에의 감성. 나란 녀석도 망각이란 약에 쉽게 취했음을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2024. 1. 6. 아직 끝나지 않은 첫날에 시간의 나눔을 만든 바보를 난 믿었다. 무던하게도 새해 첫날이 있을 거라고 . 새로운 시간표를 짜 맞추듯 5퍼센트 희망에다 온 정성을 기울인 염원을 쏟아 붓는다. 건강에는 천원 쯤 재산에는 만원만큼. 지난한 세월동안 나의 간절한 소망으로 차곡차곡 쌓은 선과 악의 무게를 가늠해본다. 이제사 생과사의 공간이 다르지 않음에 한 호흡을 담았으니 누가 시간을 감히 나눌 수 있다 하였는가? 2024. 1. 1. 태풍 카눈 태풍이 지나 간다. 카눈이라는 열대 과일을 이름 붙인 태풍 이리갈까, 저리 갈까 부대끼다가 길 찾아 오는 게 하필이면 우리나라 하필이면 우리 고향을 스치고 지나간다. 너무 많은 비에 국토는 아우성치고 국민은 아파한다. 티벳에서 내려오고 태평양 에서 올라온 뜨거운 고기압 사이로 길을 내다보니 한반도엔 고속도로가 너무 잘 되어 있어나 보다. 사람 사람의 욕망의 세월에서 예외된 이 누구인가? 억겁의 황홀한 노을 찰나에 흐트러지는 아쉬움이여! 2023. 8. 10. 이전 1 2 3 4 5 6 ··· 3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