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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온 소식

할 줄 아는 게 없어

by 돛을 달고 간 배 201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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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부터 딸래미가 엄마한테 온 카톡

"엄마 워드가 안 돼 프로그램 좀 보내 줘"

제 노트북에서 워드가 잘 동작을 하지 않는 모양이다. 둘이서 뭐라고 대화를 하더니만

조용하다. 그러다 조금 있다가 뭐가 안된다고 야단이다. 제 엄마도 잘 안되는지 조카를 불러 원격으로 컴퓨터를 봐준다. 한참이 걸려 제대로 된다고 고맙단다.

애는 뭐든지 할 줄 아는 게 없다.

집에 있으면 온 방에 어지럽게 널어 놓을 줄만 알고 치울줄을 모른다.

서울에서 원룸에 살 적에는 밥 해먹는다고 사다 놓은 쌀이 한달뒤에 그대로 인 것을 보면 밥 해먹을 줄도 모른다.

옷 을 갈아 입을 줄만 알았지 제대로 정리할 줄을 몰라 제 옷이 어디에 있는 줄을 모른다.

여권이나 카드를 제대로 간수할 줄 몰라 재 발급을 수시로 하다가 여권을 두 번 연달아 잊어먹어 경찰서 조사까지 받았다.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라곤 눈을 씻고 찿아봐도 없다.

이런 녀석이 호주에 가서 그 나라의 기운을 받으면 정리 정돈이 좀 되려는지.....

직불 카드로 생활비 부치는데 카드 잊어버릴까 걱정도 되고, 심지어는 삐싼 교과서 들고 다니다가 잊어버릴까 걱정도 되기도 한다. 걱정한들 금새 갈 수 있는 곳도 아니니 걱정인들 붙들어 메어야겠다. 제딴에 브리즈번의 학교가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긴 하다.

제발 정신 좀 잘 챙기고 다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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