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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그리움

김치와 쌀

by 돛을 달고 간 배 2004.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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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과 수확의 여운이 사그라지는 뒷마다에는 항상 뒤풀이가 따른다.

내가 근무하는 우체국의 소포실엔 수확의 결실을 누구에게라도 전하고

싶어하는 시골의 정겨운 손길이 아침마다 쌓여서 먼저 보내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쌀과 김치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실상 올해 처럼 배추값이 폭락을 해 택배 비용이 김장 비용과 어깨를

겨누고 있는데도 어디론지를 향하는 정내음은 여전히 수확의 후령을

들려주는 것이 아니랴. 하지만 택배를 담당하는 입장에선 쌀 또는 김치처럼

고중량의 물건은 달갑지가 않다. 하물며 승강기가 없는 5층 아파트를 오르락

하다가 허리라도 비긋하면 십년공부 도로아미타불이요,

옆 동료까지 고생을 시키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다 김치는 터져 다른 물품 까지 민폐를 끼치고 쌀은 쌀대로

구멍이 나 흘러 내릴 때는 그야말로 보낸 정성을 싸잡아 날리고 싶어지는

심정이 비일비재 일어난다. 운송용기의 과학화와 더불어 곡류의 포장 부분이

터지지 않게 개선해야 하는 것은 관계되는 모든 이들의 몫이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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