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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그리움

편지지를 채우면서 편지 봉투를 어떻게 고를까 고민하던 때를

by 돛을 달고 간 배 2005.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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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연결음만으로 어떤 사연인지

금새 알아 차렸다.

 

압축 번호

첫자리 1번 또는 2번

 

그리움은

너무도 순간적인 반사작용 처럼

왔다가 그렇게 떠나간다.

 

딸아이친구로 부터 온

첫번째 편지

 

딸아이는 그 무슨 백미터 시합이라도

하듯

스쳐가는 아련함도

무엇을 말해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도

애초부터 없었다는 듯

10분도 되지 않는 짧음에

친구의 사연을 압축하고 분해해버렸다.

 

누구들 기다리다 지치지 않은

그리운 사연이야

없었겠나.

 

먼 곳 군에서 어버이 까지

도시의 황홀과 고향의 아늑한 정서를

다듬이질 하듯 쏟아내는

연인이랑

다들 사연과 사연을 잇고 이어서

만리장성 쌓았제.

 

아! 자꾸만 꺼꾸로 달아나는

그리움이여

 

느리게 사는 세상에서

만장의 편지지와

더불어 내 누구의 그리운 대상이 되어

시름하고 싶네.

 

지금 이 순간의 자판마저 버리고

온통 주소를 외우고 우편번호를 찿는

번거로움은 수고 아니지.

 

다시 편지지에 담을 그리움을

채색하고

봉투를 고를 고민이 온 들

그건 고마움 또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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