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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상절

석보상절(釋譜詳節) 제 七 <月印千江之曲 其一百七十七> -2

by 돛을 달고 간 배 2005.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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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가 머리를 깎고서도 늘 집에 돌아가고자 하기에, 부처님이 늘 데리고 다니시므로 가지 못하더니, 하루는 방을 지키는 일을 하게 되어 오늘이야 기회를 얻었다고 기뻐했는데, 여래와 중이 다 밖에 나가셔서, 병에 물을 길어 두고서 가리라 하고, 물을 길으니, 한 병에 가득하면 한 병의 물이빠지곤 하여서, 한 때가 지나도록 물을 다 긷지 못하고 생각하되,

「비구들이 와서 길으리니 그냥 두고 가리라」하고,

병을 집에 들여 놓고 한 문짝을 닫으니까, 한 문짝이 열리곤 하므로 또 생각하되,「중의 옷을 잃어도 마땅히 갚으리니, 잠간 던져 두고 가리라.」하고서는, 부처님이 오시지 않을 길로 갔는데, 부처님이 벌써 아시고서 그 길로 오시니, 부처님을 보고서는 큰 나무 뒤에 숨으니까, 그 나무가 허공에 들리어서 난타는 숨지 못하였다.

부처님이 난타를데리고 정사에 돌아오셔서 물으시되,

「네가 처를 그리워해서 가던 것이냐?」

대답하되

「사실은 그래서 가던 것입니다.」

부처님이 난타를 데리시고 아나파나산(阿那波那山)에 가서 물으시되,

「네 처가 고운 사람이냐?」

대답하되,

고운 사람입니다.

그 산에 늙고 눈이 먼 미후가 있었는데〔미후는 원숭이와 같은 것이다.〕

부처님이 또 물으시되,

「네 처의 모습이 이 미후와 비교하면 어떤가?」

난타가 측은히 여겨 사뢰되,

「제 처의 고움이 사람 중에서도 짝이 없는데, 부처님은 어찌 미후에게 비교하십니까?」

부처님이 또 난타를 데리고 도리천상(도利天上)에 가셔서 천궁(天宮)을 구경하게 하시니 천궁마다 천자(天子)가 천녀(天女)를 데리고 노니는데, 한 천궁에는 오백 천녀는 있었지만 천자가 없어서, 난타가 부처님께 묻자오니, 부처님이 이르시되,

「네가 가서 물어 보아라.」

난타가 가서 묻되,

「어찌 이곳만 천자가 없으신가?」

천녀가 대답하되,

「염부제 안에 부처님 아우 난타가 출가한 인연으로 장차 이곳에 이곳에 와서 우리 천자가 될 것입니다.」

난타가 이르되,

「네가 그 사람이니, 이곳에서 살자」

천녀가 이르되,

「우리는 하늘이고, 그대는 지금으로서는 사람이니, 도로 가서 사람의 목숨을 버리고 다시 이곳에 와서 나야 여기서 살 것입니다.」

난타가 부처님께 와서 사뢰니까, 부처님이 이르시되,

「네 처의 고움이 천녀와 비교하면 어떠하냐?」

난타가 사뢰되,

「천녀를 보니까 제 처는 눈 먼 미후와 같습니다.」

부처님이 난타를 데리시고 염부제에 돌아오시니, 난타가 하늘에 가서 나고자 하여 수행을 부지런히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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