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와 안개, 그리고 바위가 어우려져 빚어진 비경
그곳에 낭랑한 목탁소리와 풍경소리가 울려 퍼진다.
과거에 매달리지 말자.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애타게 기다리지도 말고, 오직 현재 만을 믿자. 그리고 차분하게 현실을 직시하자. 지금은 조용한 것이 그립고, 지나간 것이 그립다. 적막에 휩싸인 사찰의 목탁 소리와 산새의 지저귐 같은….
충북 제천의 무암사는 콸콸 흐르는 계곡소리에 파묻혀 있다.
금수산 능선을 지나던 희뿌연 구름도 무암사 극락보전 지붕에 걸렸다.
바라만 봐도 심신이 절로 안락해 진다.
금수산은 북쪽으로는 제천 시내까지, 남쪽으로는 단양군 적성면 말목산(720m)까지 뻗쳐 제법 긴 산줄기의 주봉으로 통한다.
무암사(霧巖寺)는 고려시대 지어진 고찰로 주변엔 매점도 관광객의 번잡함도 느낄 수 없는 그런 곳에 위치해 있다. 산속에 위치한 작은 사찰이지만 시원한 계곡과 저멀리 뻗은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뤄 그 경이로움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게 하는 그런 곳에 숨어있다.
무암사에 가면 쉴새 없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는 상쾌한 바람도 살아 숨쉰다. 절간은 이 순간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지를 다시 한 번 알아차리게 한다.
청풍명월의 고장 제천답게 산은 온통 짙은 녹음으로 가득차 있고, 금수산 입구에 펼쳐지는 충주호 주변 풍경은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무암사에 오르기 전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은 무암계곡 안으로 난 길을 따라 약 500m 들어서면 나오는 SBS 부속 촬영장인 드라마 `대망` 세트장으로, 촬영장은 꼭 동남아 깊은 산골의 한 사원에 와있는 듯한 신비한 느낌을 주지만,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수백년 전 세월 속으로 들어선 기분을 안긴다.
촬영장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다리를 건너면 성과 속의 경계처럼 더 이상 차가 다닐 수 없는 높은 고개, 그리고 수정 같은 맑은 계곡이 펼쳐진다.
주변은 빽빽한 산림과 멀리 솟아 있는 암봉으로 둘러싸여 있어, 무암사 마당에 들어야 비로서 산사의 느낌이 살아난다.
무암사는 신라 문무왕 3년(633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찰로 절 이름은 절에서 계곡 건너로 마주 보이는 암릉에 있는 무암에서 유래했다.
높이 5m 둘레 약 3m인 크기라고 전해지는 무암의 위치가 어디인지는 확실치 않다.
바위 크기로 따져보면 낙타바위, 장군바위, 남근석 등이 모두 크기가 이 치수와 근접하지만, 어느 바위인지는 알 길이 없다. 절벽에 안개가 끼면 나타났다가 안개가 사라짐과 동시에 보이지 않는다는 전설이 있어서 안개 무(霧) 자를 쓴다.
한적한 시골의 산사를 찾고 싶을 때 신비한 비경과 만날 수 있는, 그리고 주변의 풍광이 멋들어지게 조화를 이룬 무암사를 찾아 가보자.
이름난 고찰에 비해 세인들의 손때가 덜 탄 곳.
그곳에 숲과 오솔길, 오래된 고법당. 하늘을 찌를 듯 높고 울창한 숲이 있으며, 전설과 역사를 간직한 산사다운 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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