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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당집

조당집 제3권 혜충국사-7

by 돛을 달고 간 배 2026.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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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충국사-7
또 물었다.
“어떤 선지식이 말하기를 ‘도를 배우는 사람은 다만 본마음을 알기만 하면 죽음이 닥쳐왔을 때에 한쪽으로 껍질을 훌쩍 벗어 던지고, 영대靈臺인 각성覺性만이 거뜬히 떠나는 것이 해탈이다’라고 한다 하는데, 이것은 어떠합니까?”
“이는 아직도 2승乘과 외도의 소견을 면치 못했다. 2승은 모두가 유위有爲의 생사를 싫어하여 여의려 하고 무여열반無餘涅槃73)을 즐겨 구한다. 노자가 말하기를 ‘나에게 큰 걱정이 있으니, 내 몸이 있기 때문이다’ 하였고, 명제冥諦74)를 좋아하여 지극한 도라 여기고 마침내는 명제에 나아갔다.
수다원須陀洹은 8만 겁, 사다함斯陀含은 6만 겁, 아나함阿那含은 4만 겁, 아라한阿羅漢은 2만 겁, 벽지불辟支佛은 만 겁 동안선정에 머무르고, 외도도 역시 8만 겁 동안 비상비비상천非想非非想天에 머문다.
2승乘은 그 겁劫이 차면 대승大乘으로 회향하나 외도는 그 겁이 차도 생사윤회를 면치 못하느니라.”

선객이 또 물었다.
“모든 사람들의 불성佛性은 한 종류인가요, 아니면 차별된 종류인가요?”
국사가 대답했다.
“똑같을 수가 없느니라.”
“어째서 차별이 있습니까?”
“어떤 사람의 불성은 전혀 생멸하지 않고, 어떤 사람의 불성은 반은 생멸하되 반만 생멸하지 않느니라.”
“누구의 불성은 전부 생멸하지 않고, 누구의 불성은 반은 생멸하고 반은 생멸하지 않습니까?”
국사가 말했다.
“나의 불성은 전혀 생멸하지 않지만, 남방의 불성은 반은 생멸하고 반은 생멸하지 않느니라.”
선객이 다시 물었다.
“화상의 불성은 어찌하여 전혀 생멸하지 않고, 남방의 불성은 어찌하여 반은 생멸하고 반은 생멸하지 않습니까?”
“나의 불성은 몸과 마음이 한결같아서 몸 밖에 다른 것이 없나니, 그러므로 전혀 생멸하지 않거니와, 남방의 불성佛性은 몸은 무상하다 하고 마음은 항상하다 하니, 그러기에 반은 생멸하고 반은 생멸이 없느니라.”
“화상의 몸은 색신色身인데 어찌 법신法身과 같이 생멸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대는 어째서 사도邪道에 빠졌느냐?”
“제가 언제 사도에 빠졌다고 그러십니까?”

“『금강경金剛經』에서 말하기를 ‘만일 색色으로 나를 보거나 소리로 나를 구하는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하나니, 여래를 보지 못한다’ 하였는데, 그대가 색色으로 나를 보니, 어찌 사도에 빠진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선객이 절을 하고 찬탄했다.
“화상의 이 말씀은 사법事法으로도 다하지 않음이 없고, 이법理法으로도 치밀하지 않음이 없습니다. 제가 만일 화상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일생을 헛되이 보낼 뻔하였습니다.”


숙종 황제가 물었다.
“온갖 중생의 조급한 업의 성품이 본래 의거할 근거가 없거늘 날마다 쓰면서도 알지 못한단 말이 무슨 뜻입니까?”
국사가 금화金花 방석을 들어 올려 황제에게 보이면서 물었다.
“이것을 무엇이라 부릅니까?”
황제가 대답했다.
“금화 방석이라 합니다.”
국사가 말했다.
“확실히 일체 중생이 날마다 쓰면서 모르는구나.”


복우伏牛 화상이 마馬 대사의 심부름으로 편지를 들고 국사에게 왔는데, 국사가 물었다.
“마 대사가 어떤 법으로 사람들을 지도하시는가?”
복우가 대답했다.
“마음이 곧 부처라 하십니다.”
이에 국사가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인가?”
그리고는 이어서 또 물었다.
“다른 말씀은 없던가?”
“부처도 아니요 마음도 아니라 하시고, 또 마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라 하십니다.”
이에 국사가 웃으면서 말했다.
“아직 멀었구나.”
복우가 물었다.
“여기서는 어떻게 하십니까?”
국사가 말했다.
“삼점三點이 흐르는 물 같은데 굽기는 낫 같으니라.”
나중에 어떤 사람이 이 이야기를 앙산仰山에게 전했더니, 앙산이 말했다.
“물속에 반달이 드러나는구나.”
앙산이 또 말했다.
“삼점三點은 영원히 흐르는 물이요, 몸은 고기와 용의 옷과 같도다.”

숙종肅宗 황제가 또 물었다.
“모든 중생의 조급한 업의 성품이 의거할 수 있는 근거가 없거늘 날마다 쓰면서도알지 못하여 삼계를 벗어나 여읠 길이 없다 하니, 스승께서 방편을 베푸시어 제자와 중생들이 생사에서 벗어나게 해주소서.”
이에 국사가 세 개의 대야[䤬羅]76)를 가져오라 하고는 물을 가득히 붓게 하고 개미를 찾아서 물 위에 던지니, 개미가 물 위에서 뱅뱅 두세 바퀴 돌다가 지쳐서 물 위에 떠 있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에 황제가 절을 하면서 말하였다.
“스승이시여, 자비를 베풀어주소서.”
국사가 풀 한 잎을 주어 물 위에 던지니, 개미가 깜짝 놀라 풀에 의지해 대야 밖으로 기어 나왔다. 이를 본 황제는 활짝 깨달았다.



대종代宗 황제가 물었다.
“스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무엇을 해 드리오리까?”
국사가 대답했다.
“노승을 위해 무봉탑無縫塔을 만들어 주시오.”
황제가 곧 꿇어앉아 말했다.
“스님께서 탑의 본을 보여 주소서.”
국사가 양구良久하니, 황제가 어찌할지 몰라 하였다. 국사가 말했다.
“제가 법을 전한 제자가 있는데, 탐원耽源이라 합니다. 그가 이 일을 알고 있으니, 그에게 물으소서.”
국사가 세상을 뜬 뒤에 황제가 탐원을 조서[詔]로 불러 이 인연을 말하고, 그 뜻이 무엇인가를 물었더니, 탐원이 다음과 같은 게송을 보였다.


상湘의 남쪽, 담潭의 북쪽 중간에
황금이 온 나라를 가득 채운다.
그림자 없는 나무 밑에서 같은 배를 탔는데
유리 대궐 위에는 아는 이 없도다.

湘之南潭之北
中有黃金充一國
無影樹下合同舡
瑠璃殿上無知識


대력大歷 10년 12월 9일에 입적하니, 대종代宗이 대중大衆 선사라 시호를 내렸다. 정수淨修 선사가 찬탄하였다.
師大曆十年十二月九日終代宗謚號大證禪師淨修禪師讚曰


당조唐朝의 국사로서
큰 도를 널리 폈고
조계에서 해를 찾고
위수渭水에서 배를 탔다.
唐朝國師
大播洪猷
曹溪探日
渭水乘舟


두 황제가 게송을 청하고
사부대중은 구제를 받았다.
법 재주가 매우 드높아
대이大耳 삼장三藏이 창피를 당했다.
二天請偈
四衆拋籌
法才極贍
大耳慚著

출처: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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