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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진 시인의 시집 **『그리운 성산포』**는 단순히 섬의 풍경을 노래한 서정시집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바다는 시인이 마주한 **'절대고독'**의 실체이자, 그 고독을 통해 비로소 자아를 발견하는 실존적인 공간이죠.
1. 고독의 직면: 바다라는 거울
시인에게 바다는 구경거리가 아니라, 자신의 외로움을 투영하고 확인하는 거대한 거울입니다.
「바다를 본다」: 바다를 바라보는 행위는 곧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시인은 바다를 보며 인간의 유한함과 근원적인 외로움을 깨닫습니다.
🛶🛶「바다를 본다」: 바다를 바라보는 행위는 곧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시인은 바다를 보며 인간의 유한함과 근원적인 외로움을 깨닫습니다.
👉👉바다를 본다
성산포에서는
교장도 바다를 보고
지서장도 바다를 본다
부엌으로 들어온 바다가
아내랑 나갔는데
냉큼 돌아오지 않는다
다락문을 열고 먹을 것을
찾다가도
손이 풍덩 바다에 빠진다
성산포에서는
한마리의 소도 빼놓지 않고
바다를 본다
한마리의 들쥐가
구멍을 빠져나와 다시
구멍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바다를 본다
평생 보고만 사는 내 주제를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나를 더 많이 본다
🌐🌐「고독」: 이 작품에서 고독은 피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바다처럼 늘 그 자리에 있는 숙명으로 묘사됩니다. 성산포의 바다는 시인에게 "혼자라는 것"의 미학을 가르쳐주는 스승과 같습니다.
👉👉고독
나는 떼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바다」: 바다가 술에 취한 것인지, 시인이 바다에 취한 것인지 모를 경계에서 절대고독은 극에 달합니다. 파도의 흔들림은 곧 흔들리는 시인의 마음이며, 이는 세상과의 단절을 뜻하기도 합니다.
👉👉술에 취한 바다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말만 하고
바다는 제말만 하며
술은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 「낮에서 밤으로」: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몰려오는 시간의 변화는 고독이 심화되는 과정입니다. 시각적 정보가 사라진 밤의 바다에서 시인은 더욱 순수한 형태의 고독과 마주하게 됩니다.
👉👉낮에서 밤으로
일출봉에 올라 해를 본다
아무 생각없이 해를 본다
해도 그렇게 나를 보다가
바다에 눕는다
일출봉에서 해를 보고나니
달이 오른다
달도 그렇게 날 보더니
바다에 눕는다
해도 달도 바다에 눕고나니
밤이 된다.
하는 수 없이 나도
바다에 누워서
밤이 되어 버린다
.3. 회귀와 경계: 고향 그리고 해상
바다는 시인에게 돌아갈 곳인 동시에, 끊임없이 떠돌아야 하는 유랑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고향」: 시인에게 성산포는 물리적 고향을 넘어 정신적 안식처입니다. 그러나 그 안식처마저도 '고독'이라는 재료로 지어져 있기에, 그가 느끼는 향수는 더욱 처절하고 아름답습니다.
고 향
나는 내일 고향으로 가는데
바다는 못 간다.
먼 산골에서 이곳에 온 후
제 아무리 몸부림쳐도
바다는 그대로 제자리걸음
나는 내일 고향으로 가는데
바다는 못 간다.
💚💚「해상에서」: 육지를 떠나 바다 한가운데(해상)에 서 있을 때, 인간은 비로소 모든 사회적 관계로부터 격리됩니다. 이 '해상'이야말로 시인이 말하는 절대고독의 정점이며, 아무것도 없는 바다 위에서 비로소 '나'라는 존재를 온전히 소유하게 됩니다.
👉👉해상에서
이쯤 오니
세상사 모두
하나로
끝난다
부산과 여수가 그렇고
종로에서 미아리가 그렇고
그립다고 모여든
커피와 의자
암(癌)으로 죽은
그 사람이나
생으로 죽은
그 사람이나
이쯤 오니
모두 금하나로
끝난다
그러다간
모진섬 하나 지나면
나 여기 있다고
소리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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