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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시간

최명희 대하소설 "혼불" 1권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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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최명희는 1947년 전주에서 태어나 전북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국어교사로 재직중이던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쓰러지는 빛"으로 당선등단하고, 그 이듬해인 19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장편소설공모에 혼불 (제1부)이 당선되어 이후 집필활동에 전념했다. 혼불은 1980년 4월부터 첫 장을 쓰기 시작하여 1996년 12월에 이르기까지 만 17년간 투혼하며 집필한 작품으로 총 5부 전 10권으로 출간되었다."혼불을 통해 한국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최명희는 단재문학상.
세종문화상, 동아대상, 호암예술상 수상, 전북대 명예문학박사학위, 정부에서는 국민문화훈장을 추서했다. 다른작품으로는 이별, 만종, 정옥이, 주소,
등 20여편의 단편과 수백 편의 수필이 있다.


🌐🌐 1권 전개
강골의 이강호와 대실의 허효원이 혼례를 올린다.
하지만 강호는 쉽사리 합방을 하지 않는다. 그의 마음속에는 사촌 누이 강실이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후기는 되도록 구수한 사투리의 생생한 대화 위주가 될 것 같습니다.

⛱️⛱️ 대숲에서 부는 바람의 의미

대실의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이 대숲에서 일고 있는 바람에 귀가 젖어 그 소리만으로도 날씨를 분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그것들이 하고 있는 이야기와 몸짓까지라도 얼마든지 눈치챌 수 있기도 하였다.

그저 저희끼리 손을 비비며 놀고 자잘하고 맑은 소리, 강 건너 강골 이씨네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이쪽 대실로 마실 나온 바람이 잠시 머무는 소리, 어디 먼 타지에서 붙어와 그대로 지나가는 낯선 소리. 그러다가도 허리가 휘어질 만큼 성이 나서 잎사귀 낱낱의 푸른 날을 번뜩이며 몸을 숯구치는 소리, 그런가 하면 아무 뜻없이 심심하여 제 이파리나 흔들어 보는 소리, 그리고 달도 없는 깊은 밤 제 몸 속의 적막을 풍소 삼아 불어 내는 한숨 소리, 그 소리에 섞여 별의 무리가 우수수 대밭에 떨어지는 소리까지도 얼마든지 들어 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아무도 그 대바람 소리에 마음을 쓰는 사람은 없었다. 마을에 큰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
대밭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평범한 대숲 소리가 아니다. 어쩐지 미래와 과거의 징검다리를 걷고 있는 넋이라도 있는겐가?


⛱️⛱️ 혼례 풍경1

콩심이는 안채 사랑채의 댓돌에 놓인 신발들을 가지런히 하느라고 조그만 몸을 더 조그맣게 구부리고 손을 지르게 놀리면서 정지 뒷문으로 가서 어미에게 적(炙) 조각 얻어먹을 생각에 바빴다.

콩심어미는 부억 뒷문간 곁의 뒤안에서 굵은 돌 세 개를 솥발처럼 괴어 놓고 가마솥 뚜껑을 거꾸로 얹어 연방 기름을 둘러가며, 한 손으로는 이마에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소맷자락으로 씻어 울리면서 전유어를 지지고 있었다.

그 고소한 냄새 때문에 콩심이의 손은 더욱 빨라지고, 작은 콧구멍이 자꾸만 벌름거려지는 것이었다.

전유어(
야채나 생선, 고기 따위를 얇게 저며 소금과 후춧가루 따위로 간을 한 다음 밀가루와 달걀을 씌워 기름에 부친 음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 냄새뿐만이 아니었다.

연한 살코기를 자근자근 칼질하여 갖가지 양념을 넣고 고루 간이잘 밴 쇠고기를 꼬쟁이에 꿰어 석쇠에 굽는 냄새, 같은 쇠고기가 들어가는 음식이라도 도라지가 들어가 참기름에 섞이는 냄새들이 집 안팎은 물론 온마을에까지 바람을 타고 내려갔다.

솜씨가 좋은 서저울네는 생도라지를 소금물에 살짝 삶아 던지며 맛을 본다. 그리고 간간한 도라지를 옹백이의 친물에 우려내는 동안 후추가루 소금 깨소금.파.마늘을 언뜻언뜻 챙긴 뒤에
다시 도라지를 건져내더니 순식간에 옥파같이 곱게 갈라 놓는다.
"얼매나 좋으까이? 연지 곤지에다."
💥💥
혼례식 준비의 음식들이 찬모들의 손에서 춤을 춘다.


⛱️⛱️ 혼례풍경2

어느새 점봉이가 부엌 문간에서 기웃 안을 들여다보며 제 어미 눈치를 살핀다. 어미는 얼른 시룻번을 한줌집어 주면서 쥐어박는 시늉을 한다. 그러나 무리마다 고운 물을 앉힌 무지개떡이며, 김이 천장을 가리는 붉은 시루떡, 그리고 떡가루 사이에 팥고물, 콩 ,녹두계핏가루, 석이, 밤, 잣들이 곁들여 있는 갖은 시루떡을 네모 반듯하게 썰어 상에 쓸 것을 챙기고는 부스러진 귀퉁이를 따로 모아 삼베 보자기에 싸둘 생각을 점봉이네는 한다.
어깨뼈는 빠지는 것 잘지만, 그래도 이 많은 음식을 보고, 만들고, 눈치껏 먹으며 새끼들한테 먹일 수도 있으니 어쨌든 잔치는 자주 있었으면도 싶었다.
물론 상객과 신랑이 받는 큰상에 쓸 음식과, 함진아비나 수행한 사람들이 먹을 상에 쓸 음식들은 감히 아랫사람들이 손대지 못했다 큰상은 우귀때 신랑 집으로 싸서 보내는 까닭에 그 때깔이나 맛이 출중해야하는지라. 문중의 부인들이 손수 나서서 온갖 솜씨와 정성을 다하여 만들었지만 잔치에 쓸 그 많은 음식을 모두 그 부인들이 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이렇게 찬모와 행랑어멈들이 더운 숨을 뿜고 있는 것이다.
💥💥
양반댁의 잔치는 상민에게는 큰 명절이나 똑 같았다. 몸으로 봉사를 하고 나면 심심찮게 챙길 수 있는 먹거리가 풍성하였다.

⛱️⛱️혼례풍경3

긴장을 하고 조심하면, 일은 더욱 더디어지고 걸리기 마련인가. 아니면, 워낙 명주실이라는 것이 부드럽고 가늘어, 이리지리 옮기지 않아도 제 타래에서 제 실낱끼리라도 얽히는 것일까.
그만 실이 꼬이더니 얽히고 만 것이다.

츳!
허담이 혀를 찼다.

하이고오, 어쩌꼬오....

사람들 사이에서 잡시 소요가 일었다. 그 수런거림은 불길한 음향을 남겼다. 물론 그것은 작은 매듭에 불과했지만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철렁하게 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더 어쩔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 가느다란 실낱을 헤쳐가며 풀 수도 없으려니와, 그러다가는 표주박의 술마져 엎지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기왕에 얽혀 버린 실을 풀어 내다가는 다음 일조차도 그르치게 된다. 허근의 얼굴이 어둡
게 찌푸려진다.그리고 낮은소리로 그냥 두라고 했다.
그래서 아까보다 더욱 조심스럽게 어깨를 음츠리며 잔을 나르는 대반의 코에 땀이 솟아난다.
아하아아.
하객 중의 한 사람이 탄성을 발했다. 술방울을 흘리지 않고 무사히잔이 건네어진 모양이었다. 사람들도 저마다 비로소 숨을 튼다.
그리고 이게 점점 끝나가는 예식을 아쉬위하며, 신랑과 신부가 표주박의 술을 남기지 않고 한 번에 마시는지 어쩌는지 , 마지막 흥겨움과 긴장을 모으며 여기저기서 한 마디씩 했다..
💥💥
혼인의 당사자들이야 오죽 했을라고. 어린 나이? 에 성인이 되는 통과의례는 고역이 아니었겠는가,

⛱️⛱️ 혼례식 풍경4

"그만 잡시다.

강모는 얼결에 무엇인가를 털어 내는 듯한 소리로 말을 토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 침묵과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여겨졌는지도 모른다.

..신방에 들거든, 우선 작은 주안상이 들어올 게다. 신부가 술을 따를 것이니 마시도록 해라. 신부 가슴을 먼저 만지면 유종을 앓
게 되니 삼가야 헌다. 그러니 화관을 먼저 조심해서 벗기고, 머리 뒤에 큰댕기, 비녀에 앞댕기를 풀어 내려라. 그러고 나서는 활옷의 대대를 풀러 주고, 저고리는 웃고름만 풀어 주면 된다. 신부가 물시 부끄러워할 것인측. 놀라게 하지는 말아라. 버선도 겉버선만 조금 잡아 당겨 주면 되느니.

강모는 부친의 당부를 떠올리며 신부 머리 위에 얹힌 화관을 벗기려 하자 신부가 고개를 떨어뜨린다.

신부의 큰댕기는 참으로 장엄하도록 찬란하였다.
뒷등을 덮으며 방바닥까지 기다랗게 늘어뜨려진 검자중빛 비단 댕기에는, 색색을 맞춘 비단실로 꽃송이 모양을 엮어 꾸미고 있고, 자잘한 칠보(七寶) 꽃이 한바탕 화려하게 가장자리를 장식하였는데 석웅황(石雄黃)과 옥판(玉板) ,밀화(密花) 그리고 금패(錦貝)의 매미 다섯마리가 앙징스럽게도 두 갈래 진 댕기의 가운데를 맞물고 있었다.
강모는 큰댕기까지만을 풀어 내리고는 손을 멈춘다.
더는 손이 가지 않는다.
뒤안 대밭에서 들리는 소리인가. 손이 멎은 방안의 정적을 일깨우기라도 하는듯, 댓잎을 씻는 바람소리가 솨아아 창호에 밀린다.
강모는 잠시 바람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신부를 그대로 두고 두손을 올려 자기의 사모를 벗었다.
그것을 방바닥에 내려놓는 소리가 방안에 크게 울린다.
촛불이 자색 단령 자락의 바람에 펄럭 흔들리며 꺼질듯하더니,검은연기 한가닥만 그을음으로 오르다가 다시 고르게 자리를 잡는다.
그을음의 그림자.
강모는 촛불을 내려다본다.
💥💥
강모는 그을음의 그림자에서 무엇인지 모르지만 운명적인 느낌을 받는다.

⛱️⛱️ 혼례식 풍경

덕석에 말어라.

쉬어 갈라진 그목소리는 오르골 숙부의 것이 분명하다.
이놈, 이 인류 도덕이 무언지도 모르는 천하에 못된 노음.
짐승 같은 놈. 네 이노오음.

가문에 먹칠을 하고 상피 붙은 네 놈이, 그래 사람이란 말이나.
사람의 가죽을 쓰고 네가 이놈, 감히 어디서.
햇살처럼 몰매가 쏟아진다.
비명도 없이 강모는 매를 맞는다
돌팔매가 날아온다.

찢어지고 깨진 강모의 피투성이가 된 몸을 누가 뒤에서 순식간에 덕석으로 덮으며 두르르 말아 버린다.

허억.

강모는 숨이 막혀, 두 손으로 덕석을 밀어내며 벌떡 일어나 않았다.
꿈에서 깬 그는 비로소 긴 숨을 내뿜었다.
식은 땀이 축축하게 배어났다.
아직 방안은 날이 채 밝지 않아, 땀이 번지어 일그러진 그의 얼굴을 감추어 주고 있었다. 그는 무망간에 웃목의 신부를 바라보았다.
신부는 녹색 저고리에 다홍치마를 받쳐 입고, 장지문 쪽으로 돌아앉아 머리에 비녀를 꽂는 중이었다. 강모에게는 그 뒷모습만 보였으
나, 그가 일어나는 기척이 있었는데도 그네는 돌아보지 않았다. 비녀를 다 꽂고 나서도
밀기름 바르는 시늉을 하며 쪽 지은 미릿결을 침착하게 다듬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 뒷모습이 단호해 보인다.
💥💥
신랑과 신부의 앞날의 전개는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강실이 차지한 강호의 마음을 어떻게 얻을 것인지?

⛱️⛱️ 시어머니의 며느리 기강잡기

효원은 멋모르고 당한 일이라 얼떨결에 율촌댁의 뒤를 따라 대청으로 나왔지만, 어떻게 해야 될지는 얼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주춤거리던 안서방네가 행주치마를 거머쥐고 마당으로 내려선다.
저고리를 집으러 가는것이다.
"그만두게."

율촌댁이 싸느랗게 말한다. 안서방네가 멈칫 하더니 뒷걸음질을 친다. 안서방네는 율촌마님이 저렇게 부들부들 떠는 모습은 처음 보았으므로 우선 정신이 아득하여 질정을 못한다.

효원은 어금니를 지그시 물었다. 하인 비복들 앞에서 당하는 수모로 인하여 그 기를 참지 못하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내 이대로 이 자리에서 고꾸라져 죽으리라.
낚싯바늘 같은 갈퀴 고리가 효원의 가슴을 찍어 할퀸다.

칵 고꾸라져 죽으리라.

첫날밤 신방에서 칠보장식 화관조차 제대로 벗지 못하고, 앉은 채로 밤을 채우면서 이를 악물었던 그때의 수모가 이만하였던가. 너무나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눈자위가 붉어지면서 눈물이 싸아하니 돈다.

이윽고 그네는 마루에서 토방으로 내려서고 토방에서 마당으로 내려섰다. 그리고 진창에 던져진 저고리를 집어 들었다. 저고리는 검은 흙탕물을 흥건하게 머금고 있었다.

율촌댁은 꽃끗하게 선 채로 효원을 매섭게 내려다보았다.

효원은 율촌댁을 향하여 허리를 숙이는 시늄을 해 보이고 뒤안으로 돌아갔다.
💥💥
효원은 신랑이 자신에게 접근하지 않는게 원망스럽다. 시어머는 그런 생각을 하는 며느리가 달갑지 않다.


⛱️⛱️강호의 도피행-1

"할머니."
그런데 결국 그가 입을 열었다.
"오냐, 어서 말하거라."
청암부인은 반가운 낮빛으로 웃는다.
강모가 침을 꾸르륵 삼킨다.
'저, 동경으로 갈랍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요, 제가 아직 나이 어리고 학업에 전념할 때라, 아무래도 뜻한 대로 공부를 좀 해 보고 싶습니다. 또 동경이 멀다 하나 강호형도 있고 요즘은 너나없이 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낯선 곳만은 아닙니다.'
청암부인의 어깨가 뜻밖의 말에 부뒷처 톡, 소리라도 낼 듯이 꺾이 며 한숨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
을촌댁은 자신도 모르게 입이 반이나 벌어져 휘둥그레 강모를 바라 보았다. 그런 두 부인과는 상관없이 요지부동 앉아 있는 강모에게, 드디어 청암부인은 짤막하게 대답했다.
'아들만 낳아라. 그러고 떠나거라."
그리고는 한참 후에 다시 덧붙여 말했다.
"오늘이 아주 좋은 날이니라. 생기복덕일로 천자만손이 대문 앞에 모이는 그런 날이다. 부디 이 할미의 당부를 저버리지 말아다오. 내 오늘 밤에는 문 앞에서 지키고 앉었을란다."
💥💥
청암부인은 강호에게 빨리 손주를 안기라고 재촉한다. 그러면 일본 유학도 허락을 하겠다고.

⛱️⛱️ 강호의 도피-2

그래서 꽃잎과 잎사귀에는 먼지가 부영게 앉은 것도 같다
어찌 보면 식물들이 했빛을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햇빛이 끈적이처럼 꽃잎과 잎사귀에 영겨서 소리 없이 그 진을 빨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꽃잎의 입술과 대궁이 허옇게 말라들어 미농지로 만든 조화같이 변한다
.....나는 한낱 그림자로다
그는 정말로 자신이 걸어가는 그립자에 불과다고 절감한다.
...내 가 무슨 넋이 있으며, 몸이 있으라. 또 그런 것들이 있은들 무엇에 쓰겠는가, 무엇에. ...

강모는 가슴 믿바닥이 갈라지는 것 같아 숨을 참는다.
갈라터진 사이에 빠짓이 피가 배어나며 쓰라리다
..."강실아. 네가 있었더라면 그러면 좀 나았겠느냐
강모는 기어이 그 생각을 하고 만다.


아까, 동구에서부터 참아 온 생각이다.
아니, 그것이 어찌 동구에서부터만 참아 온 것이었을까.
아까 오류골 작은집의 사립문을 지나치면서도 일부러 살구나무 쪽으로는 눈길도 돌리지 않았던 것이었는데

그때 무너지게 검푸른 살구나무의 녹음이 강모의 얼굴에 푸른 그늘을 드리워 주었으나, 강모는 그냥 지나쳐 버리고 말았었다

... 네가 없는데 . 이제 나를 무엇에다 쓰겠느냐..

접시꽃 촉규화, 붉은 작약, 원 작약, 황적색 꽃잎에 자흑점이 뿌려진 원추리들. 그 현란한 꽃밭 그늘에 꽈리가 몇 그루 모여서 있는 것이 눈에 뛴다. 그것들은 등롱 같은 열매를 조룡조롱 푸르게 달고 있다. 지금
은 그 꽈리 초롱에 물이 돌아 초록으로 열려 있지만, 저것은 가을이 되면 익으면서 주홍으로 투명해진다. 그것이 영락없는 등롱의 모양이어서 이름도 등롱초라고 불리던가.

... 강실아
모는 그만 가슴이 사무친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말없이 등불을 잡아 주던 강실이의 모습이 꽈리밭에 그대로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
어릴적 부터 격의없이 지내온 사촌 누이가 연인의 모습으로 강호에게 꽉꽉 들어 차 누구도 들어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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