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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권 전개
일본의 침략전쟁도 막바지에 이르렀는지 농공산품의 수탈도 심해져갔으나 한편으론 독립의 기운을 느끼기도 한다.
⛱️⛱️ 석이 이상현의 인생을 타박하다.
"그는 그렇고 요즘 정군은 도무지 활기가 없어 보이는데 어떤가? 여자들 많지 않아? 참한 여자 하나 얻는 것도 괜찮을 게야"
"제가요?"
"그림 누구겠나. 해방이 되면 고향에 데리고 갈 수도 있는 처지 아닌가? 어차피 혼자 살지는 않을 거고."
"선생님도 많이 늙으셨습니다."
어세가 갑자기 강해졌다.
"제 혼자 늙은 걸 낸들 어쩌누."
석이 눈에는 분노의 불길이 치솟았다.
"전에는 그나마 군더더기가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원 말씀이 그리 닳아졌습니까."
뜻밖이었다. 석이는 여태껏 그런 식으론 말하지 않았다.
"나를 능멸하는 겐가?"
"아닙니다. 방탕하게 살았다 하셨는데 아니지요. 너무 고결했던 것이 탈이었습니다."
상현은 어리둥절하다. 두매도 의아해하는 눈빛으로 석이를 바라본다. 이 사람이 갑자기 왜 이러지? 하듯, 그러나 고결하다는 말이 액면 그대로가 아닌 것은 분위기로써 집작을 한다. "기생 몸에 아이 하나 만든 것이 그렇게도 수치스러웠던가요?"
"뭐. 뭐라구!"
"그냥 데리고 살았으면, 안 될 일이었습니까?"
상현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영문 모르는 두매가 물었다. 그 말 대답은 없이,
"도망가면 된다. 그래서 만주 바닥까지 와서 이십 년 세월을 낭비하고. 자알 하셨습니다."
"못할 말이 없군!"
상현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자알하셨습니다. 뿌려놓은 씨는 다 남한테 떠넘겨놓고 자알하셨습니다."
-이 이 이놈아 네가 뭘 안다고!"
"왜 모릅니까. 알다마다요. 아편쟁이 기화가 도망을 가면 찾아다녀야 했던 것 최참판댁에서 부과된 일이였었죠.
💥💥 어릴적 물지게를 지고 다니던 시절 석이는 그때 의 아련함 그리움으로 봉순이를 항상 생각하고 있었고, 상현은 황량한 감옥에서 한줄기 빛이 된 기화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사코 어머니를 두고 떠난 오빠를 원망한다.
칠흑같이 어두운 산중은, 마치 이 세상에 없는 것처럼 적막하고 들려오는 소리 하나 없었다. 영선은 갓난아기를 안아올려
젖을 물린다. 그는 농사꾼 아낙이 다 돼 있었다. 옥수수며 조 수수 같은 것을 심어 먹고 사는 형편이니 물론 숯을 굽고 목기
도 깎아서 쌀이나 보리쌀은 마을 농가에서 팔아 보태기는 했지만 온종일 호미를 들고 나부대는 일이 많았으니까 살림만 하
던 통영의 생활과는 딴판이었다. 조출한 그때 모습은 간 곳이 없었다. 그 딸을 영선네는 말없이 바라본다.
"그래도 남정네가 착한께, 그릇도 크고 영선이 니는 마 괜찮다.'
멀리서 부엉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등잔불이 흔들린다.
"엄니."
"와."
"나는 오빠가 괘씸소."
"그런 소리 하는 거 아니다."
"엄니는 부모 잘못 만내서 그렇다고 노상 그랬지마는 오빠한테 못한 거가 머 있십니까? 집안 내력이사 그기이 어디 엄니 잘못인가요?"
"다 쓸데없는 소리."
'설사 그렇다 카더라도 부모 몰라라 하는 기이 어디 자식이오?
💥💥영광은 조선에서의 생활에 희망을 찾지 못해 만주로 떠난다. 떠나는 아들의 마음을 알기에 결코 만류하지 않는다.
⛱️⛱️ 조 병수 마음의 짐을 벗어던지다.
지감은 방으로 들어왔다.
"해도사께서는 아직 산에 계십니까?"
병수가 물었다.
"산에 있기는 한데 지금은 출타 중이오. 김휘의 부친하고 남원에 갔소이다.
"휘는 살기가 힘들지요?"
"본시 산놈인데 힘들고 자시고 할 것도 없지요. 사람 상하지 않는 것만도 큰복이지 뭐겠소."
"하기는 그렇소"
"몽치 그 아이는 가끔 옵니까?"
"누님 집에 왔다가는 들르곤 합니다. 어째 사람이 노상 그리 태평인지."
하자 남현도 싱굿이 웃는다. 그도 친구 여동철로부터 들은 애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태평하기만 하면? 그게 간팅이가 태산만 하니 격정이지요."
"그거 다 두 스승께서 가르친 결과 아니겠소?"
"조형도 일 년 새 많이 변했구려. 농담도 잘하시고."
"이게 잘하는 겁니까?"
세 사람은 껄껄 웃는다. 아닌 게 아니라 병수의 얼굴은 무척이나 평화스러워 보였다. 그것은 부친 조준구가 세상을 떠난 후. 날마다 묵은 때가 조금씩 벗겨지듯, 큰 병을 앓은 뒤의 회복기처럼,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뒤의 휴식처럼, 고난을 통하여 얻어낸 감사의 마음이 그를 편안하게 평화스럽게 한 것 같
다. 남현의 얼굴에서도 옛날 그 찌들었던 자국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것이 육친이든 타인이든 한 악종이 스치고 간 자리가
그 얼마나 황량하며 살벌하였는가, 또 황량하고 살벌하지 않았던들 초하의, 우거진 신록이 시냇물이 바람이 이렇게 상쾌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부모의 행동이 얼마나 부끄러웠던가?
나이 들어서는 그런 노약한 아버지마저 모셔야 했으니, 그의 고민이 가득했으리라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 몽치 잡혀가다.
"시간 끌면 끌수록 골병든다. 어서 자백하고 끝내." 실실 웃으며 그 형사는 말했다.
"자백도 한 짓이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죽이든 살리든 이자는 할 수 없제요."
"너 마누라가 밖에 와 있다."
몽치는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두 형사는 마주 보고 웃었다. 때리고 고함지를 때보다 더 가증스런 모습이었다. 사실 형사들은 때리고 고함치고, 그것은 하나의 타성이었을 뿐이었다. "하여간 운수불길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느냐는 말도 있지만." 그들은 다 같이 몽치에게 죄상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는 분위기였고 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뭔가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는 것 같았다.
"여선주는 하루만에 풀려났는데.'
"이래저래 골치 아프다. 유치장은 만원이고 처리되는 것은 없고"
안면 있는 형사가 잠시 비친 말이었다.
검붉은 얼굴의 형사가 뇌면서 담배를 붙여 문다.
"학생 놈들이 많아서 그래. 머리빡에 피도 안 마른 것이 뭘 안다고."
그들은 몽치를 내버려둔 채 잡담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담배를 눌러 끈 형사는,
"가서 잘 생각해보아, 오늘은 이 정도로 하지만 내일은 각오 해야 할 게다. 도무지 이 새끼가 몰라, 경찰서가 어떤 곳인지 모르곤 있단 말이야."
💥💥징병탈출병 홍석기를 도와주었다고 몽치는 경찰서에 잡혀간다. 현란한 뱃놈의 투박한 말로써 경찰과 대응을 하지만 석방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 양현 다시 하동으로
'엄마. 엄마. 다 갔어. 다 가고 말있어. 저기 떠나는 배같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야.'
양현은 그때 일을 생각하면서 인천이리는 항구도시에 영원한 고별을 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인천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대하여 고별을 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강하게 저리게 느끼는 것이었다.
세 사람은 기차에서 내렸다. 사람들은 피난이라도 가는 길인 듯 이고 지고 플랫폼을 빠져나왔고 개미들의 행군같이 계단을
한 덩어리가 되어 올라간다. 더욱 초라하고 찌든 군중들, 철저하게 탈진된 군중들, 바람은 살을 에듯 차고 겨울 하늘은 스산
한 철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혜화동까지 갔을 때.
"너는 먼저 가거라. 우리는 명희 선생댁에 들렸다 가마."
서희가 환국이를 보고 말했다. 그것은 양현에 대한 배려였고 덕희에 대해서는 일종의 시위였다.
"그럼 먼저 가겠습니다."
잠시 당흑해하다가 환국은 발길을 돌렸다. 명희 집에 두 사람이 들어갔을 때 명희는 외출할 참이었는지 외투를 입고 마루에서 내려오는 것이었다.
"어머나!"
깜짝 놀란다.
"오래간만입니다.'
정중하게 서희는 인사를 했다.
"아주머니 안녕하셨어요?" 양현도 인사를 했다.
💥💥 영광이 만주로 떠 버리자 망연자실 하는 양현이었고 그녀도 인천에 버티고 있을 의미가 약해지는 싯점에서 서희의 강한 주장을 받아들여 하동으로 갈 결심을 한 것이었다
⛱️⛱️ 환국이와 덕희의 갈등
역에 혼자 나갔다 돌아온 환국은,
"당신 왜 이러는 거요? 도대체 뭐가 불만이오."
이불을 뒤집어쓴 채 덕희는 말하지 않았다. 어린것은 유모한테 가 있었고 재영이 엄마, 엄마 하며 어미에게 달려들었다.
"왜 이래!"
덕희는 아이를 뿌리치며 화를 냈다. 재영이 양! 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덕희는 발딱 일어나 앉았다.
"유모! 유모!"
유모가 달려왔다.
"재영이 데려가요! 다 귀찮아."
유모가 허둥대며 우는 재영을 안고 나갔다.
"보기 딱하군."
"안 보면 될 거 아니에요? 도대체 눈에 뵈기나 합니까? 이 집
식구들 눈에는 양현이 말고 누가 또 있나요?"
환국은 담배를 꺼내어 붙여 물었다.
"제발 그러지 말아요. 집안 형편이 그런 투정이나 부리게 돼있소?"
"맞아요. 하지만 집안 형편에서 예외의 사람이 있잖아요?"
"예외가 어디 있어?"
양현이는 예외가 아닌가요?"
"양현이라고 부르지 말아요."
"그럼 뭐라 부르지요?"
시누이에 대한 명칭이 있지 않소? 그건 당신 품성에 관한
일이오."
"나는 시누이로 생각지 않아요. 어째서 그여자가 내 시누이지요?"
사람이 달라진 것 같았다. 시샘의 불길이 눈동자 속에서 이글이글 타고 있었다.
💥💥덕희는 성격이 갈수록 편협해 져 간다.
양현의 일거수일투족이 일방적인 사랑의 결과라고. 생각하니 남편마저도 마음에서 멀어져 간다.
⛱️⛱️ 몽치는 사회주의라는 꼬임이 달갑지 않다
"어디다 대고 함부로 주둥이를 놀리노! 굴러온 돌이 본돌 치고, 살리놓은께 니 보따리 내놔라 한다 카더마는 옛말 하나 그
른 거 없네. 잔말할 것 없제. 수틀리문 무거운 절보고 이러쿵저러쿵할 기이 아니라 가벼운 중 떠나문 된다."
뭉치는 호들갑을 떨며 소리를 질러됐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뭐 아는 게 있어야지. 나도 노동자들 많이 상대해봤지만 저런 돌대가리 옹고집은 처음이다."
비웃고 비아냥거리는 말을 범호는 여전히 삼가지 않았다.
"와글바글 여름 논바닥의 개구리 같다. 그만들 하고."
지켜보고만 있던 장연학이 처음으로 입을 떼었다.
"아까 이 군의 애기는 대강 들었는데 내가 생각하기로는 그게 아니지 싶네. 자네 의도는 그게 아니지 않는가?"
"무슨 말씀을."
"이곳 사람들 무기력하지도 않고 눈 픈 장님도 아닐세."
"마음이 급하다 보니 제가 좀 과했던 것 같습니다."
장연학에게만은 범호도 다소 고분고분
"일본이 항복하는 것은 경각에 달려 있는 일., 굿한 뒤에 날장구 치기 십상이제. 그거야 머 옷음거리로 삼아부리믄 그만이겠
으나, 엄동설한 다 보내고 꽃바람에 중늙은이 얼어 죽는 꼴이리어서야 쓰겠는가. 시국에 관해서는 나보다 자네가 꿰뚫고 있으니 하는 말이네."
💥💥몽치는 범호가 징병을 도피해 산으로 들어 온 젊은이들을 선동하는게 탐탁치 않게 생각되어 그와 심한 설전을 벌인다.
⛱️⛱️ 해방의 환호성
어머니! 어머니! 어디 계세요!"
빨래를 하고 있던 건이네가 놀라며 일어섰다.
'어머니! 어디 계세요!"
"저기, 벼, 별당에 계시는데."
양현은 별당으로 뛰어들었다. 서희는 투명하고 하얀 모시 치
마저고리를 입고 푸른 해당화 옆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
서다.
"어머니!"
양현은 입술을 떨었다. 몸도 떨었다. 말이 쉬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어머니! 이. 이 일본이 항복을 했다 합니다!"
"뭐라 했느냐?"
"일본이, 일본이 말예요. 항복을, 천황이 방송을 했다 합니다."
서희는 해당화 가지를 휘어잡았다. 그리고 땅바닥에 주저앉있다.
"정말이냐...."
속삭이듯 물었다. 그 순간 서희는 자신을 휘감은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다음 순간 모녀는 부둥겨 안았다. 이때 나루터에서는 읍내 갔다가 나룻배에서 내린 장연학이 둑길에서 만세를 부르고 춤을 추며 걷고 있었다. 모자와 두루마기는 어디다 벗어던졌는지 동저고리 바람으로,
"만세! 우리나라 만세! 아아 독립 만세! 사람들아! 만세다.!"
💥💥히로시마의 원폭투하로 일본이 전격적으로 항복을 하고 사람들은 광복의 기쁨을 맞본다.
아! 길상은 출옥을 할 것인가? 홍이와 석이는 고향으로 돌아 올 것이며, 상현이와 양현이는 부녀상봉을 할 것인지 세상의 일은 알 수가 없다.
🏢🏢
🙏독서시작일 7월 4일~독서종료일 8월 3일
🙏독서권수 20권
🙏의미부여~일제강점기 백성들의 고통과 삶에 대한 좌절, 헤쳐나가는 정신, 가족들의 사랑과 갈등, 사랑하는 연인들의 아픔을 공감하면서 느끼는 귀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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