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르난 디아스
1973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스웨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미국으로 가 뉴욕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7년 장편소설 "먼 곳에서"를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첫 작품으로 단숨에 미국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퓰리처상과 펜 포코너상 최종후보에 올랐고, 사로얀 국제상, 캐벌 어워드, 뉴 아메 리카 보이스 어워드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올해의 책 top 10, <릿허브> 선정 지난 10년간 최고의 소설 top 20에 뽑히기도 했다. 두 번째 장편소설 "트러스트" (2022)로 퓰리처상과 쿼커스상을 수 상했다. 이 소설은 부커상 후보에 올랐고, <뉴욕 타임스> <타임> <워싱턴 포스트> 올해의 책 top 10에 이름을 올린 것을 포함해 서른 개가 넘는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으며, HBO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에르난 디아스는 <파리 리뷰> <하퍼스> <애틀랜틱> <그란타> 등 의 매체에 글을 기고해 왔고, 구겐하임 펠로십, 와이팅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 34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옮긴 이 강동혁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트러스트 그 후의 삶" "'타이탄의 세이렌" "토피카 스쿨" "올드 스쿨" "이 소년의 삶" "밤의 동물원"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 1, 2" "워터 댄서" "프로젝트 일메리" "레스, 해리 포터 시리즈" 등이 있다.

🌐🌐🌐 호칸과 리누스는 스웨덴을 벗어난다. 핍박과. 가난은 누구의 잘못인가. 나는 생각한다. 최선의 삶에서 조차 기본적 인권과 생활의 궁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1. 만남과 이별 그리고 고독의 여정
💥💥스웨덴
막내와 첫째 형이 병들어 죽으면서 호칸과 네 살 위의 형인 리누스만 남았다. 그들은 추방자처럼 살았다. 집안에서는 말 한마디 없이 며칠이 지나곤 했다. 소년들은 숲이나 버려진 농가에서 최대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럴 때 리누스는 호칸에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가 했다는 모험에 대해서, 영웅적인 주인공에게서 직접 들었다는 업적에 대해서, 어째서인지 상세히 아는 머나먼 곳에 대해서. 그들의 고립된 상황을 ㅡ그리고 그들이 글을 읽지 못한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이 모든 이야기의 출처는 리누스의 놀라운 상상력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아무리 기이해도. 호칸은 한 번도 형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도시의 사진조차 본 적이 없던 호칸과 리누스는 예테보리에서 하루 이틀 시간을 보낼 생각에 서둘러 갔지만, 포츠머스로 떠나는 배에 탈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춰 도착했다.
일단 배에 탄 그들은 둘 중 한 명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돈을 나누었다. 여행의 이 단계에서 리누스는 호칸에게 아메리카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온갖 경이로운 일에 관해 말해주었다. 영어를 할 줄 몰랐으므로 그들이 가려는 도시의 이름, '누요르크'는 추상적인 부적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예상보다 훨씬 늦게 포츠머스에 도착했다. 모두가 해변으로 가는 작은 보트에 오르느라 허둥댔다.
출항한 게 겨우 몇 달 전이었지만, 샌프란시스코에 정박했을 때 호칸은 몇 살이나 늙은 모습이었다. 호리호리했던 소년은 햇볕과 소금기 어린 바람에 시달리고, 의구심과 결심이 모두 가득한 찡그린 눈살은 퍼지지 않아 고랑이 파인, 거친 얼굴을 한키 큰 젊은이가 되었다. 그는 아일랜드 사람 아일린과 함께 흑연으로 그린 지도를 살펴보고, 형과 다시 합류할 가장 빠른 방법은 육지를 통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기 위해 대륙 전체를 가로질러야 하더라도.
💥💥수많은 이민자에 휩싸여 형의 모습을 놓쳤다. 아예 처음부터 없었던 존재처럼
💥💥 브레넌 가족과 채굴
브레넌 가족은 호칸에게 함께 채굴 탐험을 떠나자고 강권했다 어쨌든 호칸도 내륙으로 들어갈 예정이고, 자신들에게는 장비를 나르는데 도움을 줄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말이다. 그들은 호칸이 남아서 한동안 채굴을 함께 해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뉴욕에 가려면 호칸에게는 돈이 필요할 테고
자신들도 금을 찾고 나면 그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해 남자 한 명이 더 있는 게 좋을 테니까. 브레넌 가족은 금을 찾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서에서 동으로 가는 횡단의 험난한 여정. 그 첫 번째는 배에서 안면을 익힌 브레넌 가족과의 채굴 탐험이다.
인근 마을에 가는 일은 더 이상 늦출 수 없었다. 그들에게는 기본적인 물자가 필요했고, 무엇보다도 채굴 작업을 확장할 도구가 필요했다. 제임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밤샘 작업을 가능하게 해 줄 등불을 구하는 것이었다. 복잡하고도 비밀스러운 준비 끝에 그는 떠날 시간이 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아일린과 아이들에게 언제나 똑같은 기본적인 명령, 즉 불을 피우면 안 된다는 말로 축약되는 꼼꼼한 지시를 내린 뒤 당나귀에 가벼운 짐을 싣고 호칸에게 따라오라고 명령했다.
🙏🙏채굴 현장은 용기병에 드러나고 호칸은 용기병에게 잡혀간다.
💥💥 용기병과 여자
두 남자가 텅 빈 바를 가로질러 호칸을 위층, 여자의 옆방으로 데려갔다. 침대 하나와 철창이 달린 창문 하나, 소나무 냄새가 나는 물 양동이 하나. 호칸은 옷을 벗고 씻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의 시도가 너무 소심하게 여겨졌는지 남자 중 한 명이 솔을 가져다가 그를 세게 문질렀다. 다른 남자는 방을 나섰다가 꾸러미 두 개를 가지고 돌아오더니, 새 옷 한 벌을 침대에 던져놓고 걸레는 비눗물을 닦으라고 바닥에 던져놓았다.
🙏🙏용기병을 관리하는 여자는 젊은 호칸의 성적 매력에 집착한다.
난 가야 한다." 호칸이 말했다 특이하긴 하지만 놀랍지는 않은 어떤 사건을 잠시 포착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여자는 그의 두 손에서 시선을 들었다. 그러고는 그를 보며 미소 지었다 못해." 여자가 대답했다. "난 널 보내줄 수 없어. 여자가 불을 끄고 전에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행동을 했다 무릎을 꿇고 호칸의 무릎에 자기 머리를 올려놓은 것이다. 호칸에게 무릎을 꿇고 그녀의 무릎에 머리를 올려놓으라고 했던 것과 똑같았다. 그러더니 그녀는 축 늘어진, 호칸의 다듬어진 한쪽 손을 잡고 그 손으로 자기 머리를 쓰다듬었다. 헝겊 인형과 노는 것 같았다.
💥💥존 로리머와 만남
존은 신학을 공부하라고 대학으로 보내졌지만 머잖아 식물학과 동물학이(처음에 호칸은 이런 학문을 아리송하다고 생각했다) 신학을 대체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존은 네덜란드로 가서, 유럽의 선구적인 식물학자인 카를 루트비히 블루메 아래에서 공부했다.
호칸은 온갖 동물을 직접 해부하게 되었다. 그의 크고 부드러운 두 손에 휘어진 메스가 작은 보석 같은 장기 위를 섬세하게 스치 고 지나갔다. 알고 보니 호칸은 장기의 기능과 서로 다른 장기의 관계에 대해 극도로 정련된 직관을 가지고 있었다. 해부를 수십 번 해본 끝에 호칸은 뼈의 메커니즘에 대한 기초적 사실들을 완전히 익혔고, 근섬유와 근육의 탄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했어며, 심장의 구조를 기본적으로 파악했고, 주요 혈관의 지도를 그 렸고, 소화관의 통로와 주머니를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수술도 구를 다루는 틀림없는 자신감과 한 번 힐끗 보는 것만으로도 신체의 내부 조직을 인지하는 선명한 이해력으로, 호칸은 (로리머의 신중한 안내를 받아)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로리머는 호칸에 게 자신의 치료법에 관한 기본적인 지시 사항을 전해줄 수 있었다. 로리머는 자기에게 언제나 물을 주고, 정신을 잃었을 때는 억지로라도 물을 먹이라고 했다. 그의 지시에 따라 호칸은 식초, 용 설란, 말린 청가뢰, 라벤더 기름으로 연고를 만들어 그의 물집과 고름집에 발랐다. 로리머는 호칸에게 꿀물에 소금과 특정한 토닉 몇 방울도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로리머가 환영에 시달리거나 불안해하면 호칸이 아편을 비롯한 진정제가 들어 있는 팅크제 세 방울을 로리머에게 주어야 했다.
🙏🙏존 로리머는 자신의 온갖 지식을 호칸에게 배우게 한다. 이 지식으로 인하여 호칸은 생사의 긴박한 순간을 수차례 넘긴다.
💥💥자비스, 헬렌
행렬의 시작과 끝이 지평선 너머로 휘어져 있었기에, 멀리서 보면 행렬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묵직한 장비를 걸친 엄청나게 무거운 수레를 끄는 짐승들과 그 옆에서 터덜터덜 걸어가는 수많은 남자, 여자, 아이, 개 들을 호칸이 알아본 것은 행렬에 가까워진 다음이었다.
🙏🙏존 로리머와 헤어진 호칸은 힘들게 이민자 행렬에 까지 이르게 된다.
호칸이 아는 것은, 지금이 자신이 말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것뿐이었다. "이러면 어떻겠나. 일단 이틀 정도만 함께 가는 거지. 생각해 봐. 안장도 끼워줄 테니 불이 꺼져갈 때쯤에는 자비스의 캔버스 천 위에 상당한 양의 물건이 쌓여 있었다. 자비스는 자기가 받은 담요로 그 모든 것을 싸고 호칸에게 잘 자라고 인사한 뒤 수레로 물러났다. 한동안 멈추었던 매질이 어둠 속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자비스는 이민자 행렬의 대장으로 선출되었다. 호칸은 자비스를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사람들이 오고 있어. 자네가 여기 있으면 좋겠네 이민자들은 가족끼리 모여, 기대감에 차서 한 줄로 늘어섰다 태양이 벌어진 상처처럼 따끔거렸다. 흘레붙은 개 두 마리가 낙심해 경건하게 고개를 들었다. 어린 소년이 카빈총처럼 생긴 막대로 언덕을 쪼았다. 새 몇 마리가 죽은 황소 위쪽에서 원을 그렸다 고맙소, 친구들! 어서 오시오! 고맙소!" 남자들이 트인 원으로 들어오자 일행 모두를 대신해 자비스가 소리쳤다.
🙏🙏이민 행렬은 인디언의 공격을 막기 위해 힘을 모은다.
칼을 집어든 뒤 수레로 다가가 안을 보았다. 소년의 목이 베여 있었다. 허리 아래로 옷을 벗은 남자 두 명이 헬렌 위로 웅크리고 있었다. 세 번째 남자가 그녀의 목에 칼날을 겨누고 있었다. 아무도 호칸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헬렌 위에서 앞 뒤로 움직이고 있던 남자를 찔렀다. 칼을 든 남자가 놀라서 헬렌의 목을 그었다. 호칸은 총을 뽑아 둘 모두를 쏘았다.
🙏🙏생전 처음 사람을 죽였다. 정당방위였지만... 길이 뒷날까지 호칸을 괴롭힌 죽음의 현장.
💥💥 누명을 쓰고서
말해. 왜 그 사람들을 전부 죽인 거냐? 호칸은 공기가 없는 심연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들이 알고 있었다. 모두가 알았다. 어쩌면 지금쯤은 리누스까지 알지도 몰랐다. 아니. 잠깐만." 보안관이 스스로 말을 끊으며 불쑥 내뱉었다. 왜는 문제가 아니지. 어떻게. 어떻게 그 사람들을 다 죽였지? 형제들을, 이민자들을, 그 여자와 어린애들을 말이야.' 호칸의 내면 어느 먼 곳에서 이 말이 들려왔다. 내면이 그토록 광활하고 황폐했는지 몰랐는데 심지어 그중 일부와는 즐기기도 했던데. 그러면서도 모두를 도륙하고. 다치지 않은 채 도망치는 데 성공했어. 거인이나 할 수 있는 일이겠지?'
🙏🙏그가 죽인 건 인디언 두 명인데, 그의 죄는 산더미처럼 불어났다. 현상금에 그를 추적하는 사람들. 어디로 갈 것인지... 그러다 보안관에 잡혔다.
에이서는 보안관과 조수의 머리에 자루를 씌운 뒤 호칸이 말에 오르도록 도와주었다. 조사이아의 알아들을 없는 간청은 자루 때문에 무뎌져 조용하고 축축하게 웅얼거리는 소리가 되었다. 자루를 가르고 나오는 날카로운 목소리의 주인공인 보안관은 조사 이아에게 닥치라고 말했다. 준비가 끝나자 에이서는 호칸을 데리고, 말 두 마리를 끌고서 출발했다.
🙏🙏에이서에 의해 구출되어 달아나지만 그를 추적하는 사람들은 늘어만 간다.
그들은 산맥을 가로지른 뒤 서쪽으로 곧장 나아갈 생각이었으나 길이 꽤 불었다. 몇몇 사람이 호칸을 알아보았다. 머잖아 덧 사냥꾼, 채굴자, 이주 농민들이 웅성거리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사제 일곱 명을 목 졸라 죽인 거인. 사자를 죽인 자. 무방비 상태였던 그 모든 여자와 아이들을 살해한 괴물. 어마어마한 현상금에 대한 이야기도 돌았다. 호칸과 에이서는 즉시 떠나 밤새 말을 달렸다.
🙏🙏불어난 현상금, 늘어난 추적자 잠시 숨 돌릴 곳조차 없는 곳. 고독함이란 이런 것인가.
찰나가 지난 뒤, 에이서는 시야를 벗어났다. 그 즉시 세 명의 기수가 빠르게 근처를 달려갔다. 그들도 사라졌다. 비명과 총성이 이어졌다. 그런 다음 멈추었다. 호칸은 이어진 침묵에 분쇄되어 흩뿌려졌다. 그 침묵 안에 호칸을 위한 공간은 없었다-아니, 호칸을 위한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았다 누군가가 웃었다. 에이서는 아니었다 공기가, 빛이 너무 많았다 먼 곳에서 발굽이 메아리쳤다. 걷는 소리. 다가오는 소리. 그런 다음, 세 명의 기수가 한가롭게 골짜기를 따라 내려갔다. 수다를 떨며. 웃으며. 에이서의 말을 끌고. 에이서의 몸이 그 말에 묶여 있었다. 호칸 바로 아래에서. 에이서의 머리가 피로 번들거렸다. 호칸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 해가 지고 별이 뜨고 아침이 밝은 동안, 그 과정이 세 번 반복되는 동안.
🙏🙏그와 함께 여정을 같이 하던 에이서 끈질긴 추적자든에 의해서 총에 맞아 죽음을 맞는다.
먹지 않겠다던 남자가 어깨너머로 침을 밸았다 다른 두 사람은 계속해서 꿩고기를 게걸스럽게 먹었다 저것 좀 마시자." 푸른 군인이 발하더니 민간인들 옆에 놓여 있던 술병을 가지러 일어섰다. 그가 휘청거렸다. 손이 하나밖에 없는 그는 넘어지는 것을 피 할 수 없었다. 옆에 앉아 있던 회색 군인이 일어나려다 실패했다. 동시에, 남아 있던 남자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총으로 손을 뻗었다. 그가 총을 뽑기 전에 호칸은 냄비로 그의 머리를 후려쳤다. 호칸은 그가 기절한 것인지, 죽은 것인지 확인하지 않았다. 사람을 하나 더 죽였다는 걸 알고 사는 것보다는 불확실성을 안고 사는 게 나았다.🙏🙏혼자서 온갖 고초를 겪어며 숨어 있던 그 역시도 추적자에 의해 발견되고, 그들은 자기들의 모의에 동참하라지만 호칸은 거부하였다. 그런 후 그들을 독살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나는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클랙스턴에 갔었다. 두 번. 그리고 다른 도시에도. 하지만 며칠뿐이었다. 그 세월 내내 나는 여행했다. 사막, 산, 평원. 그곳을 뭐라고 부르는지 모른다. 어떻게 살았소? 여기선 어떤 일을 하셨소?' 나는 있었다. 동쪽으로, 형을 찾으러 여행했다. 못 찾았다. 그 런 뒤에는 멈추었다. 선장은 휘휘 돌리기, 냄새 맡기, 한 모금 마시기를 반복했다 골치 아팠겠소 호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호칸은 처음에 내렸던 장소로 되돌아 온 것이다.
머잖아 그들은 각자의 도구를 가지고 작업에 들어갔다. 얼음과 관련된 문제는 모두가 호칸에게 결정을 맡겼다. 서 있어도 안전 한 곳은 어디인지, 어디에 폭발물을 설치해야 더 효과적일지, 돌 아가는 길은 어떻게 계획해야 할지. 그들은 폭발물을 넣을 구멍을 뚫었다. 항해사 한 명이 도화선을 준비했다. 폭발음은 공백 속에서 그저 기침소리로만 들렸다. 그러나 얼음은 폭발이 이루어질 때마다 그 근처에서 사방으로 갈라졌고, 남자들은 유빙에서 유빙으로 건너뛰며 배로 돌아와야 했다.
🙏🙏얼음 쇄빙선에서 일거리를 구한다.
지금은 걸어서 바디를 건널 수 있을지 모른다. 지금이 아니 면 내년 겨울이어야겠지. 그런 다음 끝장 서쪽으로 간다. 스웨덴으로
소년은 어리둥절해져 고독하고 광활한 공간으로 시선을 돌렸다. 수평적 광대함에 방향감각을 잃은 듯했다. 그 광활함은 하늘 아래 또 다른 하늘처럼 무한하고도 헐벗은 것처럼 보였다. 돌아보니 호칸은 이미 눈이 래커처럼 칠해진 난간에 두 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소년은 뭔가 말하고 싶어서 그에게 다가갔다. 호칸은 잠시 멈추거나 뒤를 돌아보지 않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호칸은 멀고 먼 타향에서 고향으로 돌아 갈 생각만 간절하게 하고 있다.
🌐🌐🌐 홀로 가는 길에도 외롭지 않은 손길이 있었지만, 언어와 낯선 환경은 나를 절대 고독의 시간으로 던져 버린다. 시간이 흘러간 뒤에 생각한다.
아 고국이, 고향이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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