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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염송

선문염송 禪門拈頌-양구良久

by 돛을 달고 간 배 202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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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구良久
세존世尊께 인유외도문因有外道問하되 불문유언不問有言하고 불문무언不問無言이니다. 세존世尊이 양구良久하시니 외도찬탄운外道讚歎云 세존대자대비世尊大慈大悲시여 개아미운開我迷雲하야 영아득입令我得入이로다. 외도거후外道去後에 아난阿難이 문불운問佛云 외도유하소증이언득外道有何所證而言得入이니꼬. 불언佛言하사대 여세양마如世良馬가 견편영이행見鞭影而行이니라.

🌸 한글 번역
세존에게 어떤 외도가 묻되 [말 있음을 묻지 않고 말없음을 묻지 않습니다.] 하니, 세존께서 양구良久하셨다. 이에 외도가 찬탄하되 [세존께서 대자대비하시와 저에게 미혹의 구름을 열어 주셔서 저로 하여금 깨달아 듣게 하셨나이다.] 하고 물러갔다. 외도가 떠난 뒤에 아난이 부처님께 묻되 [외도가 무엇을 증득했기에 "깨달아 들었다" 하나이까]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세간의 좋은 말馬은 채찍의 그림자만 보고도 달리는 것 같으니라] 하셨다.

💞
설두현이 송頌했다.
기륜機輪을 아직 굴리지 않았으나
굴리면 반드시 두 쪽으로 달리네
명경明鏡이 대臺에 임하니
당장에 좋고 나쁨을 가린다.
좋고 나쁨을 가림이여, 미혹의 구름이 열리니
자비의 문중 어디에 티끌이 일겠는가.
좋은 말이 채찍 그늘 살피던 일을 기억하나니
천리에 바람을 쫓아 불러들인다.
불러들임이여, 손가락을 세 차례 튕긴다.

대각련大覺璉이 송頌했다.
좋은 말이 채찍 그림자를 만나자 우루루 뛰어서
천리 길을 달리나 특별하지는 못하다.
자세히 보건대 어찌 전륜왕의 보배에 미치랴
한 멍에로 삼천세계 달리되 티끌은 움직이지 않네.

대홍은大洪恩이 송頌했다.
말 있음을 묻지도 않고
말 없음을 묻지도 않는다 하니
봄 바람이 살랑살랑하고 산 새들이 시끄럽다.
노호가 낮잠을 자는데
콧구멍이 공연히 하늘을 뒤흔든다.
사십구년을 아는 사람이 없었기에
공연히 단풍 잎을 들고 돈이라 하였네.
방하착放下着하라.

대홍은이 또 송頌하되
말 있음과 말 없음을 묻지 않는다 하니
끝없는 무리가 앞을 다투어 빈 주먹을 잘못 알았네.
구름이 열리매 결정코 부처를 보나
아득하여 十만八천리로다.
임제와 덕산은 손을 오무리지 말라.
아까부터 그대에게 돈 산푼을 구걸했었다.
어리석음을 버려선 무엇하누.

천의회天衣懷가 송頌했다.
두 칼날이 서로 맞서다가 모두가 부러지니
미혹의 구름이 이로부터 툭 트이었네.
겁초劫初의 방울을 얻은 뒤로는
가볍게 흔드니 구름과 우뢰가 흔들린다.

자수첩資壽捷이 송頌했다.
공연히 고개를 들고 검문劍門에 들어가니
바람도 슬프고 안개도 서러워 혼백을 잃었네.
세간의 흉한 짓 하는 이를 생각하건만
거의가 멸하고 자손까지 끊겼네.

법진일法眞一이 송頌했다.
말 있음과 말 없음을 묻지 않는다 하니
앉아서 승부勝負를 보되 스스로 태연하다.
선타仙陀는 어느덧 종지의 귀결처를 알았는데
뉘라서 세존이 채찍을 들었다 하랴.

이하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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