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법定法
한전漢典
세존世尊이 인외도문因外道問 작일설하법昨日說何法이니꼬하여
왈曰 설정법說定法이니라.
외도운外道云 금일今日은 설하법說何法이니꼬.
왈曰 부정법不定法이니라.
외도운外道云 작일昨日은 설정說定하시고, 금일今日은 하설부정何說不定이니꼬.
왈曰 작일정昨日定하고, 금일今日 부정不定이니라.
번역飜譯
세존에게 어느 외도가 묻되 "어제는 무슨 법을 말씀하셨습니까?" 하니 "정법定法을 말했노라"하셨다.
외도가 다시 묻되 "오늘은 무슨 법을 말씀하셨습니까?" 하니 "부정법不定法을 말했노라" 하셨다.
이에 외도가 말하기를 "어제는 정법을 말씀하셨거늘 오늘은 어째서 부정법을 말씀하셨습니까?" 하니 "어제는 정법이요, 오늘은 부정법이니라" 하셨다.
정법~일정한 법. 부정법~일정치 않은 법.
송頌/댓글
천복일薦福逸이 송했다. 위의 세존의 말씀(정법/부정법)에 대하여 견해를 이야기하다. 즉 댓글을 달았다.
영산회상靈山會上의 여래선如來禪이여,
문답한들 별다른 현묘함이 있으랴?
오늘은 부정이요, 어제는 정법이니
할머니 옷 빌려 입고 할머니께 세배하네.
오조계(五祖戒)가 염拈했다.
어찌 남의 물건을 가지고 자기의 것처럼 사용하는가.
천의회天衣懷가 상당(법상에 올라)하여 말했다.
황면노자(석가)가 외도의 건드림을
받고서 뜻에 없는 짓을 하였다.
그렇지만 사邪와 정正이 아직
나뉘어지지 않았으니, 누구든지 가려낸다면
그는 정수리의 눈을 갖추었다고 허락하리라. 하였다.
위산철渭山喆이 염拈했다.
세존의 행위는 마치 남의 보습질 하는 것만 보고 보습질 하는 격이 되었다.
나는 그렇지 않으리라.
그가 묻기를 "어제는 정법이라 하시더니 오늘은 어째서 부정법입니까?" 하거든 그대의 경계가 아니라고 만 말하리라"
보습질~곡식을 심고 밭을 고르는 일.
장노색이 염拈했다.
"여러분이여, 세존께서 거듭거듭 위해 주셨으니 가위 은혜가 지중하여 갚을 길 없는 일이라 하겠다. 만일 법령에 의거하여 시행한다면 따로이 한 가지가 있으니 여러분은 알겠는가? 사자는 사람을 무는데 미친 개는 흙덩이를 쫓는다." 하였다.
보녕용保寧勇이 상당하여 말했다.
" 여러분 이것으로써 불법佛法이란 정해진 상相도 없고, 정해지지 아니 한 상도 없어서 근기를 따라 시설했으며 일체를 시기에 따른 것임을 알라. 있다 하여도 되고, 없다 하여도 되며, 정법이라 해도 되고 부정법이라 해도되나니, 마치 허공이 넓어 탕탕하여 아무런 걸림이 없으므로 마음대로 파고들 수가 있으며 종횡에 자재한 것 같다 하노라.
금일 어떤 이가 나에게 묻되 "오늘 무슨 법을 설하겠는가" 하면 그에거 대답하되, "부정법을 말하겠다"하리라.
혹 다른 날 묻되 " 오늘은 어떤 법을 설하겠는가 "하면 그에게 대답하되 "정법을 설하겠다"하리라.
그가 다시 묻되 "어제는 어찌하여 부정법을 설하고 오늘은 어찌하여 정법을 말하는가?"하면 그에게 대답하되 어제는 부정법이요, 오늘은 정법이라" 하리라 하였다.
원오근원悟勤이 염拈했다.
젊잖은 세존이 용두사미가 되었다.
만일 천녕天寧이라면 그렇지 않아 홀연히 어떤 이가 묻되 "새벽에 어떤 법을 설하겠는가?"하면 그저 그에게 대답하되 "부정법이었다."하리라.
그가 또 묻되 "지금엔 어떤 법을 설하는가?" 그에게 대답하되 "정법이다."하리라. 그가 다시 묻되 "새벽에는 부정법을 설하더니 지금은 어째서 정법을 설하는가?"하면 곧 그에게 말하기를 "한 갈고리에 선뜻 걸려 올라왔다"하리라 하였다.
송원松源이 상당하여 말했다.
"석가노자는 남의 고무래를 따라 뒤적이는 짓을 면치 못했다.
홀연히 누군가가 호구에게 묻되 "어제는 정법을 설했거늘 오늘은 어째서 부정법을 설하는가?"한다면 다만 그에게 말하되 "영領위엔 구름 한 점 없으니 물 속엔 밝은 달이 비쳤도다" 하리라 하였다.
호구虎丘~절 이름, 여기서는 송원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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