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되면 어느새 곁에서 손짓하는 국화,
국향을 음미하면서 어느새 시를 읊기도 하고, 시인의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아무래도 맏형은 서정주님의 국화 옆에서일 것이다.
국화 옆에서...서정주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이 오지 않았나 보다








들국...김용택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 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헌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가고
저 달 금방 져불면 세상 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 다 가도록 서리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국화잎 베개...조용미
조용미 시인의 이 작품은 국향을 통해 사색과 치유의 시간을 이끌어냅니다. 국화잎으로 만든 베개를 베고 '뭔 생각'을 비워내는 고요한 정서를 품었습니다.
국화잎 베개를 베고 누웠더니
몸에서 얼핏얼핏 산국 향내가 난다
지리산 자락 어느 유허지
바람과 햇빛의 기운으로 핀 노란 산국을 누가 뜯어주었다
그늘에 곱게 펴서 그걸 말리는 동안
아주 고운 잠을 자고 싶었다
하얀 속을 싸서 만든 베개에
한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아픈 머릴 누이고
국화잎 잠을 잔다
한 생각을 죽이면 다른 한 생각이 또 일어나
마른 산국 향을 그 생각 위에 또 얹는다
몸에서 자꾸 산국 향내가 난다
나는 한 생각을 끌어안는다



만남과 헤어짐이 스스로
어그러져 탈이 난 어느날 기분도
노오란 국화 한송이
내 곁에서 피어나면
나도 모른새
이별은 이별로 사그러지고
만남은 만남으로 오그러진다
어디든 있는 곳
국향의 향기는 가을을 즐기는
에너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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