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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시간

태백산맥 4권 민중의 불꽃 조정래 대하소설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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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권 전개
소작인들과 지주들의 다툼은 날로 첨예해지고
빈궁한 집안에서는 한때꺼리를 걱정해야한다.
이지숙은 야학 선생으로 새출발을 하고, 심재모는 술찌끼를 먹어야 하는 애들을 보며 괴로워한다.

🌐🌐 작인들의 뭉친 외침

그것은  작은 힘들이 모여 경험해 본 바 없는 힘의 섬뜩함이었다. 어느 길목에서 갑자기 맞닥뜨릴 때 황급히 옆걸음질 치며 피하는 그들은 흐릿흐릿 흩어지는 안개발에 지나지 않았고, 장날이면 호의를 가지고 말을 걸어도 잔뜩 주눅이 들어 말더듬이가 되는 그들은 아무 데도 쓸모가 없는 한 방울의 물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들은 어느 순간에는 한 발 앞도 분간 못하게 하는 진한 안개로 뭉쳐지고, 어떤 계기에는 강둑을 사정없이 무너뜨리는 성난 물줄기로 한 덩어리가 될 수도 있었다.
🦜🦜 티끌 모아 태산이라 했다. 태산준령이 되기 전에는 모두가 티끌이었다. 작인 한 사람은 아무런 영향력이 없어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들고일어나면 거센 홍수가 된다.

🌐🌐 외서댁의 피신(강동식의 마누라)

통통거리고 있던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난 몰라라, 난 몰라라, 워째야 쓸 만지.
외서댁은 중얼거리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녀의 입에서는 흐느낌 소리가 터졌고, 징광산을 바라보고 있는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핏기 없던 그녀의 얼굴은 점점 붉어지면서 구겨지고 있었다. 고
개가 흔들리고, 어깨가 흔들리고, 마침내 전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등에 업혀 잠든 딸이 잠결에도 맞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싫은지 서너 번 상을 찡그리다가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청년단장의 못된 행위로 애를 출산한 외서댁은 당분간 장흥의 친정으로 피신을 한다.

🌐🌐 이 지숙 야학으로 옮기다.

(네에. 아주 잘들 했어요. 그렇게 잘들 왼 것처럼 손으로 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 알겠어요?)
이지숙이 정다우면서도 엄한 느낌의 목소리로 말했다. "네에에"
30명 가까운 학생들이 입을 모아 길게 대답했다. 남녀가 합해진 그들은 구구각색이었다. 빨간 댕기를 드리운 처녀가 있는가 하면 단발머리
소녀가 있었고. 상고머리 총각이 있는가 하면 빡빡머리 소년이 섞여 있었다. 그렇듯 나이가 서로 다른 그들이 읍내의 여러 동네서부터 추위를 무릅쓰고 와 한자리에 모여 앉은 공통점은 글을 깨쳐 무식을 면하고자 함이었다.
네에. 좋습니다. 그럼 추운 것을 조금만 더 참고, 이번에는 다 같이 구구법을 외워보도록 하겠어요. 자아. 다 같이 시이이작!!
🦜🦜 이지숙은 안창민과의 병원 사건으로 체포되었다가 풀려난 뒤 학교에 자진 사표를 내고서 서민영의 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 땅을 빼앗긴 소작인들의 절망

처음에는 거의 모든 소작인들의 입에서 지주들의 처사를 비난하는 소리가 거칠게 쏟아졌고, 그와 반대로 관련 소작인들을 염려하는 소리는 따뜻했다. 그런데 이삼일을 지나게 되자 지주들을 비방하는 소리는 바람 자듯이 점차 잠잠해져가면서, 그들이 소작논을 거둬들여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은근한 관심들을 쓰기 시작했다. 근데 말이시, 근디 말이시. 요분에 지주들이 거둬 들이는 소작이 을매나 될랑가 몰라? 금메 말이여, 입산자만이 아니고 진작 죽어 뿐 사람들 것꺼정 몰수헌다니께 굉장허덜 않겄어? "근디 그 농새럴 워찌헐랑가? "즈그 손수 안 헐 것잉께 새로 소작얼 부치겄제." "천상 그러것제?" 말이 났으니 말인디., 소작 뺏긴 사람덜 가심 절통헌 것이야다 지 죄딲음 허는 것잉께 우리가 으짤 수 웂는 일이고, 몰수해 딜인 전답은 누가 묵어도 묵을 것 아니라고? 그렇겄제. 이렇듯 믿을 만한 사람
끼리 머리를 조아리고 앉아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작 일을 당한 당사자들은 약속이나 한 젓처럼 침묵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건 침묵이 아니었다. 절망이었고. 체념이었다.
🦜🦜소작인들의 삶은 한 고랑 한고랑이 삶의 바탕이었고 터전이었다. 소작인의 터전을 거둬서 자신들의 이익을 최대치로정하고서 소작인을 배척했다.

🌐🌐 체면이 밥 먹여주나

"그려, 가만있어보소."
노덕보의 어조가 달라지며 얼른 담배쌈지를 집어들었다. 그는 담배를 빡빡 말아대며 무슨 생각인지를 하고 있었다

근디. 고것은 곤란헌 문젠디. 넷이나 다 그리 허먼 몰라도, 우리가 항꾼에 힘을 합치자고 약조헌 말이 있는디 나 혼자 그래불면 남자 체면에 의리 웂는 짓거리가 되제.

"음마. 음마. 체면이 밥 믹여주고, 의리가 떡 준답디여? 오늘 저녁으로 밀지울도 딱 떨어져뿌렀소. 새끼가 넷에. 엄니, 당신, 나. 입이 일곱인디 체면이고 의리고 찾을 마당이요. 시방? 다 지 살 구녕 지가 찾아야제 공염불이 무신 소양 있소. 그라고. 넷이서 항꾼에 그리 헌다는 것도 앞 짜른 생각이오. 지끔 서로 표식은 안 내지만 속으로는 넘 멈첨 소작 얻을라고 눈에 불 킨 판인디, 당신언 태평시럽게 그 사람덜꺼정 끌어딜
일라고 허다니. 그래갖고는 될 일도 안 돼뿌요. 다 경쟁잔께."
노덕보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자네 말도 맞는 말인디, 결국은 다 알아질 일이고, 그리 되먼 사람 체면이,~~"
"엄니허고 새끼털 굵기는 젓보담 낫제라.
🦜🦜소작을 부치던 작인들의 땅을 도로 거둬들였다. 빼앗긴 작인들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했기 때문에 작인들의 암묵적 합의는 언젠가 깨져야 했고, 요령있는 자들은 마름에게 붙어서 한 몫의 소작지를 다시 불하받기도 하였다.

🌐🌐 배고픈 아이들

심재모는 아이들이 멀어지는 것을 한참이나 지켜보고 서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직접 목격한 사실이었다. 돈이 없는 술주정꾼이 막판에 술찌끼를 먹는다는 말은 들었다. 그리고 어렸을 때,어느 집에선가 돼지에게 술찌끼를 멕여 돼지가 술기운으로 씩씩거리며 이리 박치고 저리 박치고 하는 것을 본 일이 있었다. 어른들도 아니고 아이들이 술찌끼를 먹고 흐느적거려야 하는 가난, 심재모는 밥을 굶어본 일 없이 살아온 자신의 삶이 오히려 비정상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며칠 전에 남의 보리 싹을 밤중에 털다가 붙들려온 여자가 있었다.
죽 끓일 거리가 없어서 그랬다고 여자는 울먹였다. 그것까지만 해도 있을 수 있는 일로 생각하고 여자를 돌려보냈던 것이다. 그 다음 단계가 바로 술찌끼를 먹을 수밖에 없는 막다른 길이라는 것을 그때는 생각해내지 못했다.
🦜🦜 보리고개, 춘궁기를 넘기는 방법은 너무도 다양하다. 그런 굶주림을 넘기는 방법중의 하나가 애들은 술찌끼를 먹고 정신이 메롱해지면서 넘기는 방법이다. 하지만 심재모는 그러한 심한 굶주림을 겪지 않고 살아 온 자신이 오히려 미안하다.

🌐🌐 귀신보다 아이는 뒤쪽

"엄니, 나 배고파 죽겼당께."
아이는 제 어머니의 태도에는 아랑곳없이 번철에서 지지직거리고 있는 전에만 눈길을 쏟아붓고 있었다.
엄니이, 쩌부치기.
안뒤어, 가, 싸게 가!
조성댁은 곧 쥐어지를 것처럼 주먹을 치켜들며 이빨을 응등 물었다.
"기왕지사 와뿐 것인디 하나 믹여 보내씨요."

점예가 선선하게 한 말이었다. 어떻게 할까, 조성댁의 마음은 순간적으로 헝클어졌다.
조성대액!
장흥댁의 목소리는 찐득하게 길었고, 조성댁은 그순간 마음을 간추렸다.
안뒤어, 젯상에 올르지도 안헌넘 음식을!
🦜🦜작인들의 마누라들은 명절이 되면 주인댁의 명절 음식에 노력 동원되는 댓가로 서너 푼쯤 대는 음식이나 곡식을 받아와 명절을 지냈다. 애들은 엄마가 음식을 하면 먹고싶어 치근댔지만 자기 자식이라고 함부러 음식을 먹이지도 못했다.

🌐🌐 소화, 그 사랑의 순수함

지 맘이 그렇껬지 겉은 것. 허시는 일에 끼주지는 안해도 그 전맹키로 심바랍을 시켜주시씨요. 더 욱 열심히 헐 것잉께요.
"그러지
"지 얼굴 보고 대답허시씨요."
소화는 또렷하게 말했다. 정하섭은 빙그레 웃으며 눈길을 들었다. 눈 앞에 정색을 한 소화의 얼굴이 있었다. 지금까지 보인 태도는 소화답지 않은 면모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그녀의 정색한 얼굴을 보는 순간 그것이 잘못된 생각임을 알았다. 그건 가장 소화다운 면모의 변형이었던 것이다. 맨발이 시려운 줄도 모르는 바로 그 열정의 변형이였다.
"앞으로도 심바람시켜 주시씨요."


그러지.
"신령님 앞에 약조허실 수 있으신게라?"
약조하지.
"고맙구만이라.
🦜🦜정하섭은 목적이 있었지만, 소화는 단지 정하섭의 눈길이 좋았을 뿐이었다.

🌐🌐벌거지 맛을 보이다.

"머시여, 벌거지"
강동기가 소리치는가 싶더니 담 쪽으로 내달았다. 삽을 집어든 그는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머슴이 팔을 벌리며 그를 막아서려 했다. 그는 삽을 내리쳤다. 머슴이 푹 꼬꾸라졌다.
동기야! 동기야!
김복동과 마삼수가 소리쳤다. 눈에 파랗게 불을 단 강동기는 동료들의 외침도 아랑곳없이 서운상을 향해 내달았다. 돌발한 위험을 구하려고 허둥거리며 방문을 열어젖히던 서운상은 비명을 토하며 나딩굴어졌다. 강동기는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또 삽을 치켜내렸다. 뒤따라 쫓아 온
김복동과 마삼수가 강동기의 팔을 붙들었다. 강동기가 버둥거렸다.
김복동이 강동기의 빵을 철퍽 갈겼다
"이눔아, 정신 채려. 살인죄인 되겄다. 니가 요리 미쳐뿔먼 우리넌 워쩌란 것이냐."
🦜🦜 정현동이 서운상에게 팔아 넘긴 소작지가 문제를 일으켰다. 소작인들이 서운상이게 와서 같은 자격이면 자기들에게 소작을 부치게 해달라고 사정을 하지만 오히려 서운상은 작인들을 벌거지라고 뭉개뜨리자 작인들은 순간적으로 감정이 폭발하여 살인을 저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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