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소진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 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결혼 전에는 한 광고 회사에서 AE와 카피라 이터를 했고, 결혼 후에는 방송작가 되어 "한국의 미" "현장기록 요즘사람들"
"세계영화기행"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등 백여 편의 다큐멘터리를 썼다. 한편 라디오와 TV드라마 작가활동도 병행. "일곱 개 의 문이 있는 방""조용필에 대한 짧은 단상" "소리사 냥" "비틀즈와 딱정벌레" [여자를 말한다, "길모퉁 이 등 30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어머니 길들이기" "남자 줄에 서 있 는 여자", ".숨어서 튀는 게 더 행복하다" "모르는 여 자" " 어린이 아우성"등의 창작집과 "방송국 가는 길" "방송대본, 이렇게 써라" "4천만 시청자를 확 사로잡는 방송구성 글쓰기", "설화의 바다에서 퍼올린 한국드라마"등의 전문서적이 있다.
💥💥작품 특징
🙏가정에서 평등한 역할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서 행복해지고 싶다.
🙏단 하루라도 날 사랑해 주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위해 살고 싶다.
🌸🌸여자 강우경의 이야기
🌸🌸남자 한민규의 이야기
🌐🌐강우경과 한민규 어느날 그것이 첫사랑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첫사랑처럼 느껴진다. 강우경에게 미국에서 온 한민규로부터 온 전화는 벼락처럼 온 몸을 떨게 만들었다. 왜 첫사랑에 목말랐는지는 그의 일상 생활이 말해 주고 있다.
맞며느리로서 겪어야 하는 가정사로 말할 것 같으면 제사가 열 개가 넘고, 남편으로. 말할 것 같으면 권위적이다. 감히 학교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그녀에게 전근대적인 가정사를 도맡아 하게 하는 것.
그것이 고교를 갓 졸업하고 들어 간 첫 직장에서 만난 한민규의 다정한 모습이 수시로 캡쳐되면서 가슴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저는 예전에 강우경을 알던 사람이구요. 이름은 한민규라합니다. 나는 갑자기 "부르지 마, 부르지 마, 옛 노래를. 부르지 마 부르지 마, 옛사랑을.."하고 절규하는 가수 김목경의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다시는 당신, 내 이름을 부르지 말고 나도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지 말 것, 이라며 기억도 아니고 추억도 아닌 채로 내 삶의 휴지통에 넣어 닫아 버렸던 그 이름이었습니다.
👉첫사랑 한민규의 전화를 받다.
사과와 배에게 굽실거리며 제기에 얹으려던 그 손도, 다, 다 놓아 버립니다 그리고는 시어머니에게 얘기합니다. 어머니, 오늘 저는 제사에 참석하지 못해요. 지금 학교에 가 볼 일이 있어서요. 죄송해요. 준비를 다 해놓고 가려고 진작에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이제 동서가 올 테니, 저 좀 다녀올게요.
👉 한민규를 만나려고 거짓말을 하다.
그리고는 또다시 돌아눕습니다. 밤새 나는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런닝셔츠의 작은 구멍 속에서 이번엔 그 남자의 마른 다리가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아아. 마침내 성기까지 모두 다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머리를 흔듭니다. 결국은 나도 돌아눕고야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했습니다. 그러니까 확실한 건 이 사랑은 짝사랑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나 혼자서만 기억하고 있는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첫사랑의 추억을 소환하다.
시댁식구들과 남편에게 소설을 쓴다는 행위는 뭐라 할 거 없이 자기만족일 뿐 어느 누구에게도 금전적인 혜택을 줄 수가 없다는 일로 결론 지어졌습니다. 아마 소설가가 언제나 뜬구름을 잡는 사람들로 내동댕이쳐지는 이유일 것입니다. 당장에 통장으로 원고료도 들어오지 않는 마당이었던 겁니다.
👉시댁 식구들은 너무도 계산에 밝습니다.
그 때 밖에서 누군가 노크를 합니다. 골이 난 채로 거실에서 잠이 든 남편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뭐해? 새벽 서너 시 정도가 되면 남편은 나를 찾습니다. 새벽에 남편의 그것이 꼿꼿이 서 있어 못 견디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남편은 잠에 취해 있는 나를 비집고 들어와 취할 바를 취하고는 금세 미끄러져 내려 갑니다.
내 배 위로 어떤 물체가 지나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신을 차리면 이미 모든 것이 끝나 있습니다.
👉남편은 배려심이라곤 쥐꼬리 만큼도 없습니다. ⚡️⚡️2025년을 사는 남자가 아닌듯 하네요.
그 남자는 결심한 일을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내 것에 오래 입을 맞춘 후. 그가 서서히 일어섭니다. 침대 바닥에 타월을 깔고 내 옷들을 하나 둘 벗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다시 그의 얼굴이 밑으로 내려갑니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폭력들 속에서 40년을 넘게 살았던 여자가 모처럼 평화를 맛봅니다. 누구의 딸도 아니고 누구의 엄마도 아닌, 선생이라는 직함도 다 내던지고 오롯이 나라는 존재 하나로만 충분한 그런 평화로움입니다. 그 남자는 나를 순전히 여자로만 바라봅니다. 나는 그 남자를 완전히 남자로만 바라봅니다. 그 남자를 처음 만났던 그 시절로부터 지금까지 나는 그 남자에게선 여전히 여자이기만 한 것이 그렇게도 벅찹니다.
생리 때는 내가 남자의 것에 입을 대어 주어야 하는 것인 줄만 알고 살았습니다. 나는 죽기보다 싫은 그 일을 하면서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는 나에게 절대 노예가 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가 나의 노예가 되어 무릎을 꿇습니다.
마침내 그는 나의 모든 것을 다 마셔 버립니다.
👉결국 첫사랑과 만났습니다. 그의 사랑을 확인하지 않고는 숨을 쉬지도 못 할 겁니다.
🌐🌐
이 소설의 성격은 통속소설의 범위에 있다.
결국은 헤어지고 그 남자와 다시 만나는 첫사랑으로의 원점 회귀의 삶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의 선택을.
단 하루의 만족이라는 사랑의 명제를 달더라도 이면의 횡간에서 신선한 교훈을 추출하기에는 묘한 이질감이 존재한다. 또한 강유경의 언설에서 나타난 모든 과정을 역으로 돌린다 하더라도 그 모습이 긍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저 잘 읽히는 소설일 뿐이고 드라마에서 많이 봄직한 이야기이기에 진부하다. 이미 가정에서의 권위를 느끼는 남자나 시어머니의 시대가 아니다. 충분한 힘과 경제력을 가진 며느리들이 공간을 넘나들며 인간의 모습으로 등장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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