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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사회

창원의 첫 눈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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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 위를 자박 자박
애기들 처럼 걷다가 날개를
말려야 해서 나무 위에서 햇살을
마중한다.

2월 7일의 나무는
아직 푸른색을 당기지 않았다.
떨어져야 할 잎사귀를 부여잡고
지 혼자서 잘난체 하고 있다.

흔하디 흔한
비둘기는 생태 동물의 안내에도
사라졌다.
유해동물이라고 딱지를 달고 있거나,
말거나 저거 일에 열중이다.

일곱 마리의 거위는 덜 쪼개진
살얼음판을 이래 저래 흔들어 보면서
먹이 사냥을 계속한다.

호수의 한 쪽 어울림도서관에서
편지라는 일본 작가의 소설을 100페이지 쯤 읽었다.
그리곤 일어 서서 도서관을 나오는데 올 겨울 첫눈이 망설임 없이 내린다.

20분만 내린 눈
게으른 눈으론 이미 녹아버린 첫눈.
그렇게 첫눈은 왔다가 슬그머니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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