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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사- 유네스코 세계유산/통도사

일수사견(一水四見)

by 돛을 달고 간 배 2024.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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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팔만대장경 전각의 수다라장


능엄경(불교의 경전)
한 가지 물을 네 가지로 본다는 뜻으로

일수사견이라는 말도
같은 것이라도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음을 이르는 말로
한 가지 물도 네 가지로 보인다는 뜻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복잡하고 지난한 세상사에 어찌 한 가지 균일한 관점만을 고집한다는 것은 모름지기 2기가 휴대폰으로 AI를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생각 또는 의意라고 규정 짖는 것도 항상성이 있는 게 아니라면 요즘의 유행하는 진보와 보수의 희한한 논쟁마저 가치 없는 소모적인 논쟁이라면 나의 착각일까?

일견사수라는 말이 나오는 능엄경의 글 구절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천견수사유리天見水思 琉璃
물을 하늘이(천신) 보면 유리 보석(장식)으로

인견수사수人見水思 水
인간이 눈으로 물을 보면 먹는 물로

귀견수사화鬼見水思 火
귀신(마귀, 아귀) 시각으로 물을 보면 불(피, 고름, 고통)로


견수사실魚見水思 室
물고기가 물을 볼 때는 집으로 보인다

(楞嚴經) (法華經)

이런 예를 또 다른 곳에 찾아보면 양산의 통도사에 가면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다.
이 적멸보궁의 현판을 한 번 바라보자. 각각의 현판을 따라  동 ㆍ남ㆍ서 ㆍ북으로 이름이 틀린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동쪽
대웅전/대웅전은 사찰에서 석가모니불을 봉안하는 불교건축물인데 일명 격을 높이면 대웅보전(大雄寶殿)이라고도 하며 그 위치는 사찰의 중심에 있다. 대웅전에는 사바세계(娑婆世界)의 교주인 석가모니불을 중심에 두고 문수보살(文殊菩薩)과 보현보살(普賢菩薩)을 협시(脇侍, 모시는 보살, )로 봉안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 격을 높여 대웅보전(大雄寶殿)이라 할 때는 주불로 석가모니불, 좌우에 아미타불(阿彌陀佛)과 약사여래(藥師如來)를 모시며, 각 여래상의 좌우에는 제각기 협시보살을 봉안하기도 한다.

남쪽
금강계단/금강계단(金剛戒壇)은 출가한 비구와 비구니, 우바이 우바새 등의 수계를 위해 설립한 의례 공간인 계단(계를 지키라고 내리는)을 가리킨다. '금강'이란 계율이 금강처럼 굳건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율장에 따르면 규정에 따라 여법하게 만들어진 계단에서 인증된 스승의 확인절차를 지킴으로 비로소 승단의 일원이 된다는 것이다.

서쪽
대방광전/ 대방광전은 무한한 진리와 우주의 진체眞諦를 상징하는 법신불이 상주하는 도량을 의미하며,

대방광전의 기둥에 달린 주련은
楊柳稍頭甘露灑양류 초두감로 쇄~버드나무 어린 가지에 감로를 뿌리고
蓮華香裏碧波寒연화향리벽파한~ 연꽃 향기 속에 푸른 파도가 서늘하네

七寶池中漂玉子칠보지중표옥자~칠보 연못에 표주박을 띄우고
九龍口裡浴金仙구룡구리욕금선~아홉 용이 입으로 금선을 목욕시키는데

大聖元來無執着대성원래무집착~깨달은 성인은 본래 집착이 없다네.

북쪽
적멸보궁/적멸보궁은 사찰에서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를 봉안하는 건축물로 석가모니불이 중인도 마가다국 가야성의 남쪽 보리수 아래에서 화엄경을 설한  적멸도량(寂滅道場)을 뜻하는 전각으로, 불사리를 모심으로써 부처님이 항상 이곳에서 상주. 하고 있는 곳임을 상징한다. 따라서 진신인 사리를 모시고 있는 이 불전에는 따로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불단(佛壇)만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불사리는 곧 법신불(法身佛)로서의 석가모니 진신이 상주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적멸보궁의 바깥쪽에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戒壇)을 만들기도 한다.

하나의 전각을 두고 네 가지 현판이 존재하는 것이 관점의 다각화인지 아니면 다양화인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눈여겨볼 만한 이유가 일수사견이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한 것이라고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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