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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뜰

01시의 차단봉

by 돛을 달고 간 배 2021.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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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는 시침마저
침묵해야 할 숙명인데

요란스런 삶 속에
그들이 스며 있다.

차단봉이
차마 차단하지 못하는
군상은
허울 좋은 정보화의 끄트머리에
서 있다.

잠이 없어
고단함과 친구가 되고

없어진 잠으로
세상을 보는 이들이다.

낮과 밤의 가로등과
신호등이 교차하는 사거리

차단하지 못하는 차단봉에게
살며시 말을 걸어오는
첫번째는 누구인가?

쿠팡맨이 일번이고
세차맨이 이번인데
세번째는 우유 아줌마라네.

나는 보안실에서
차마 차단하지 못하는 차단봉을
잠에 축여진 눈꺼풀로
흘겨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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