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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이야기 내가 처음 편지를 배달할 때는 걸어서 하였다.온 종일 산 길을 걸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면 발바닥에선 이미 불이 붙고 있었다. 쉬게 해 달라고 얼마나 발에 고마움을 느께야만 했을까?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고마움은 한 발 늦게 알아차린다고.... 그 후 자전거가 나오고, 오토바이가 나오고, 지금은 차량까지 나왔지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편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없음은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업무 경감을 위하여 기동력 장비가 나왔지만 대신에 속도와 중량과 시간에 쫓겨야 하는 현실의 여건이 옛적 도보로 일과를 보던 때를 회상하게 만드는 것은 느림보의 미학 때문일 것이다. 느림이라는 것은 세상을 한 걸음 뒤에서 관조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 한결 여유로움을 향유하게 하는것이기 때문 .. 2004. 12. 29.
山家曉日-만해 한용운 山家曉日 山窓垂起雪初下 자고 나니 창 밖에 첫눈 내리네 況復千林欲曙時 더구나 온 산의 동트는 새벽이랴 漁家野戶皆圖畵 고기잡이 마을집도 모두 그림과 같고 病裡尋詩情亦奇 병중에 바득이는시정도 신기하네 2004. 12. 29.
동명이인 이 구름씨 우편물이라... 이 분은 얼마전에 이사를 가신 분이지라고 생각하며 우편물을 발송인에게 되돌려 보냈다. 이삼일에 걸쳐 그 분 명의로 온 우편물을 돌려 보냈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돌려 보내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우편물을 번지에 구분하여 배달하기로 하고 우체국을 나섰다. 몇시간 후 그 집 앞에서 혹시나 싶어 이 구름씨! 이 구름씨! 불렀더니 아니나 다를까 안에서 예! 하면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것 큰일 났구나 싶어 그분에게이 구름씨는 이사가신분 아닌가요? 하고 물었더니 그분 대답이 제가 이 구름이에요 하는게 아닌가. 내심 당황하면서 그간 우편물을 되돌려 보냈음을 실토하기로 하였다. 제가 사실은 이 구름씨가 이사간 줄 알고 우편물을돌려보냈거든요. 잘못했읍니다. 라고 말하자 그분이 .. 2004. 12. 26.
漁夫-1981.10.31 저 먼 바다에서 부터 시거리 물결이 신기루처럼 출렁거리는 새벽이 오면 어옹은 오늘도 이물을 흔들거리며 불어오는 갈바람을 스치며 배에 몸을 싣는다. 아직 별빛은 마지막 소나기의 여운 노젖는 소리와 바다로 떨어지는 별빛의 폭포 세레나데 어옹의 배는 물결과 화음을 이룬다. 낚시줄에 미세한 손떨림이 언제던가 감개미 물때는 지나가고 뿌옇게 밝아오는 여명의 순간들이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어옹은 낚시줄을 당긴다. 2004.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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