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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상절

석보상절(釋譜詳節) 제十(月印千江之曲 其二百六十一 / 二百六十六)

by 돛을 달고 간 배 2005.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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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왕(淨飯王)이 병이 중하시니까, 백반왕(白飯王)과 곡반왕(斛飯王)과 대칭왕(大稱王)과 많은 신하들이 모여 사뢰되,

「대왕께서 모진 일을 즐기지 아니하셔서 탄지(彈指)할 사이에 덕(德) 심기를 하면서도 부족하게 여기시어〔덕 심는 것은 덕이 있는 일을 짓는 것이다.〕백성을 가엾게 여기시므로 시방(十方)의 사람이 다 아니, 오늘날 어찌 시름하시는 것입니까?」

왕이 이르시되,

「내 목숨 끊어 지는 것이야 가볍게 여기거니와 내 아들 싣달타(悉達)이와 둘째 아들 난타(難陀 )와 곡반왕의 아들 아난타(阿難陀)와 손자 라훌라(羅雲)의 이 넷을 보지 못하여 그러하노라.」

모두 이 말을 듣고 울지 않을 사람이 없더라. 백반왕이 사뢰되,

「세존께서 왕사성 기사굴산(耆사굴산)에 계신다고 들었는데, 여기서 쉰 유순(由旬)이니, 왕의 병이 중하셔서 사람을 보내어도 미치지 못하리니, 보고 싶은 생각을 버리소서.」

정반왕이 울며 이르시되,

세존께서 늘 신통(神通) 삼매(三昧)하셔서 천안(天眼)으로 꿰뚫어 보시며, 천이(天耳)로 꿰뚫어 들으셔서 대자비심으로 중생을 제도하시고, 백천만억 중(衆)이 물에 잠겨 있거든 자민심(慈愍心)으로〔자민은 가엾게 여기다는 말이다.〕배를 만들어 구해 내시니

내가 세존을 보고자 바라는 것도 또 이와 같은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 영취산(靈鷲山)에 계시어 난타와 아난과 라훌라 더러 이르시되,

「부왕(父王)이 앓고 계시니, 우리가 돌아가시기 전에 가 뵙고 마음을 넓게 가지시도록 하자.」

하시고, 곧 세사람을 데리시고 신족(神足)으로 허공에 날아 올라 가비라국에 문득 나타나셔서 매우 방광(放光)하시니, 나라의 백성들이 부처님 오심을 바라보고 울며 사뢰되,

「어서 두셔서 부왕을 보소서.」

하고, 제 영락(瓔珞)을 끊어 버리고 땅에 굴며, 흙 묻히고 울더니, 부처님이 이르시되,

「무상(無常)한 여윔이 옛부터 있으니, 너희들은 헤아려 보아라. 생사는 수고롭고 다만 도리(道理)만이 진실한 것이다.」

그 때에 세존이 십력(十力과 사무외(四無畏)와 십팔불공(十八不共)의 여러 부처님 법으로 큰 광명 펴시며, 또 삼십이상(三十二相)팔십종호(八十種好)로 큰 광명 펴시며, 또 무량(無量) 아승기겁(阿僧祇劫)부터 지으신 공덕으로 큰 광명 펴시니, 그 광명이 안팎을 꿰뚫어 비추어 나라를 가득차게 비추시어 왕의 몸까지 비추시니, 병이 평안하셔서, 왕이 황당히 여기시고 이르시되,

「이 어떤 광명인가? 제천(諸天)의 광명인가? 해와 달의 광명인가? 내 아들 실달타가 올 적에는 먼저 광명 보이는데, 이는 늘 있었던 상서(祥瑞)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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