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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1

인구주택 총 조사-코로나

by 돛을 달고 간 배 2020.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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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다가 온 코로나가 일상의 주도권은 쥔지도 벌써 한해의 마지막을 향하여 가는 즈음에도 여전히 그 맹위를 떨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여 하루를 쉬었다. 쉰 하루를 만회하려 아침 일찍부터 조사를 시작하였다.
정말 코로나의 위력은 놀랍다.
그러지 않아도 단절된 아파트의 회색빛 슬픔이 가슴에 아로새기는데, 분명 안에 있으인데 반응이 없다.
아니 반응이 있어도 코로나 보다도 더 무섭게 여기는지 1분만에 문을 열었다가 3초 만에 휙 닫아 버린다. 한번을 더 벨을 누른다. "인구주택 조사원입니다" "잠시 시간 좀 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니요, 보고 싶지 않아요. 요즘 같은 때에 누가 대면 한데요. 그렇게 시킨 사람들도 이상하네요." "알겠습니다. 그럼 인터넷으로라도 꼭 부탁할게요." 한참을 상봉하지 못한 이산가족처럼 극적 상봉을 바랐지만, 기다리지 않는 바람처럼 나만 홀로 현관문에 부재중 재방문 쪽지만 남기고 자나친다.
전화가 왔다. "네 조사원입니다. 말씀하세요." "아저씨 수고하세요. 우리집은 저 혼자 사니까, 인구가 1명이예요. 그러니까 번거롭게 오층까지 올라오지 마세요. 올라 와도 코로나 시대에 절대로 문 안 열어 줄 거예요." 끊어버린다. "웽?" 정신이 아득해진다. 코로나여! 현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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