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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카테고리

녹차 한잔과 헌혈

by 돛을 달고 간 배 2005.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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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좋은 날씨에 발걸음도 가볍게 헌혈의 집에서 편안한 휴식??을 가지는

여유를 가져 본다. 8개의 의자 가운데 한방울의 피와 서운함을 달래는 의자는

절반 밖에 되지 않지만 다들 자신의 생명을 지탱하는 생명수를 내 보내는 마음의

간절함을 서로들 공유하는 듯 했다. 혈액 주머니로 빨려 들어가는 빠알간 혈액의

흐름을 응시하면서 부드러운 간호사의 손으로 달려온 녹차 한잔을 한 모금씩 들이

켰다. 나는 커피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커피의 혼탁스러움 보다는 투명한 빛깔에서

흘러나오는 향긋하고 여운이 목줄기까지 감도는 녹차를 선호한다. 더더욱 작설이면

금상첨화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먹고 좋아하는 옷을 입는다고 하여도 좋은

생각이나 행동으로 포장되지 못하고, 어떤 때는 과시용이나 생색내는 것으로 나도

모르게 내 자신이 달려 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 내 스스로 혼란해지기도 한다.

오늘 한잔의 녹차를 머금으면서 좋은 일도 때로는 그것이 나 스스로를 좋지 않게 만든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다. 당신이 내 생명수가 필요하다면 헌혈의 문을 열때 이미 내 혈액은

온전히 당신의 것이라고....이후엔 잊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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