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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아촉불

아촉불-1

by 돛을 달고 간 배 2020.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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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부처님이 유마힐에게 물었다.
「그대는 여래를 만나고자 하는데 어떻게 여래를 보았는고.」
유마힐이 대답하였다.
「제 자신이 이 몸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을 보듯이 부처님을 보는 경우도 같습니다. 저의 보는 바에 의하면, 부처님은 과거에 생한 것도 미래에 멸한 것도 아니며, 따라서 현재에 머물러 있지도 않습니다. 단, 부처님을 물질적인 현상이라고도 보지 않으며, 물질적인 현상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이라고도 보지 않습니다. 감각, 표상, 의지, 마음이라고도 보지 않으며, 마음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이라고도, 존재성이라고도 보지않습니다. 네 가지 원소로부터 생긴 것도 아니며, 흡사 허공과 같습니다. 오관과 마음이 결합한 것도 아니며, 눈, 귀, 코, 혀, 몸, 마음을 초월하여 생사가 겹친 미혹의 세계에 있지도 않고, 세 가지 번뇌를 이미 떠나서 깨달음에 통하는 세 가지 길에 따라서 세 가지 초인적인 힘을 갖추고, 그러면서도 무명과 다르지 않습니다. 공통된 모습을 한 것도, 다른 모습을 한 것도, 고유하고 특수한 모습을 한 것도, 타자의 모습을 한 것도 아니며, 모습이 없는 것도, 모습으로서 파악되는 모습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미혹의 세계에 있는 것 도, 깨달음을 세계에 있는 것도, 그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중생을 교화하고 계십니다. 깨달음의 경계에 들어 있으면서도 깊이 들어간 것은 아니며, 이곳 저곳에 중생을 교화하고 있으면서도, 이곳 저곳에 머문 것이 아니며, 지혜나 인식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밝음과 어두움도 없으며, 이름과 형상도 없고, 강약, 정예도 없습니다. 방향과는 관계가 없지만 그렇다고 방향과 무관계한 것도 아니며, 인연에 의해서 생하는 것도, 영원불변한 것도 아닙니다.가르치지도 설하지도 않으며, 베풀지도 않고 탐착하지도 않으며, 계를 지키지도 않고 깨뜨리지도 않으며, 인내하는 일도 성내는 일도 없으며, 정진하는 일도 게으름을 피우는 일도 없으며, 마음이 조용히 안정하거나 산란하지도 않으며, 지혜롭지도 어리석지도 않으며, 나는 일도 드는 일도 없으며, 어떠한 말로도 표현 할 길이 없습니다. 복덕을 낳는 밭도 아니고, 복덕을 낳는 밭이 아닌 것도 아니며, 공양에 응하는 것도 아니며, 응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공양을 취하는 것도 버리는 것도 아니며, 자색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며, 진실한 궁극의 깨달음 그 자체와 같으며, 진실 그대로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말 할 수도 잴 수도 없으며, 재는 한도를 넘어서 있으며, 큰 것도 아니고 작은 것도 아니며,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으며, 감각할 수도 지각할 수도 없습니다. 이미 온갖 번뇌를 끊어 버렸으며, 모든 지혜와 같고, 중생과 같고, 모든 것에 대하여 분별함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전혀 잃는 일도 없으며, 더럽혀질 일도 괴로워 할 일도 없으며, 지음도 일으키는 일도 없으며, 생하는 일도 멸하는 일도 없으여, 두려워 하는 일도 근심하는 일도 없으며, 기뻐하는 일도 싫어하는 일도 없습니다. 이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앞으로 있을 것도 아니며, 지금 있는 것도 아니며, 어떠한 언어로도 분명하게 밝힐 수가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몸은 이와 같아서 이같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같이 보는 것을 바른 내관이라고 하며 이 밖의 관찰은 그릇된 내관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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