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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피어 나는 설 매화 피어나는 설날 - 수카다르마 설이라고 명태전을 부치는 아내는 나에게 간 보라고 부치다 한 모퉁이 떼어다 준다. 아무도 더는 맛봐 줄 이도 없는데 명절기분은 혼자서 내고 있고 명절 음식은 나 홀로 구독을 하네. 섬에서 오롯이 어린 시절 자란 나는 섬 내음 나서 엄마의 소식이 그립듯 바다 음식이 몸에 익숙해 산골 처녀로 살아 온 마누라의 음식은 여전히 싱겁기만 하다. 아무도 찾지 않는 둘 만의 아파트 공간. 딸내미는 이국 먼리에서 향수를 달래려나. 창문을 여니 매화 몇송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봄은 와도 봄 같지 않은 설날. 2024. 2. 9.
산지(山地)-백 석(1912~) 山地 갈부던 같은 약수터의 山거리 여인숙이 다래나무 지팽이와 같이 많다 **갈부전~갈대로 엮은 여자애들의 노리개 시냇물이 버러지 소리를 하며 흐르고 대낮이라도 山 옆에서는 승냥이가 개울물 흐르듯 운다 소와 말은 도로 山으로 돌아갔다 염소만이 아직 된비가 오면 山개울에 놓인 다리를 건너 人家 근처로 뛰어온다 벼랑탁의 어두운 그늘에 아침이면 부헝이가 무거웁게 날아온다 낮이 되면 더 무거웁게 날아가버린다 *벼랑탁~벼랑턱 *부헝이~부엉이 山너머 十五里서 나무둥치 차고 싸리신 신고 山비에 촉촉히 젖어서 藥물을 받으러 오는 山아이도 있다 아비가 앓는가부다 다래 먹고 앓는가부다 아랫마을에서는 애기무당이 작두를 타며 굿을 하는 때가 많다. 2024. 1. 30.
여우난골族-백 석(1912~) 여우난골 명절날 나는 엄매 아배 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 얼굴에 별자국이 솜솜 난 말수와 같이 눈도 껌벅거리는 하루에 베 한 필을 짠다는 벌 하나 건넛집엔 복숭아 나무가 많은 新里 고무 고무의 딸 李女 작은 李女 열여섯에 四十이 넘은 홀아비의 후처가 된 포족족하니 성이 잘 나는 살빛이 매감탕 같은 입술과 젖꼭지는 더 까만 예수쟁이 마을 가까이 사는 土山 고무 고무의 딸 承女 아들 承동이 六十里라고 해서 파랗게 뵈이는 山을 넘어 있다는 해변에서 과부가 된 코끝이 빨간 언제나 흰옷이 정하던 말 끝에 설게 눈물을 짤 때가 많은 큰골 고무 고무의 딸 洪女 아들 洪동이 작은 洪동이 배나무접을 잘하는 주정을 하면 토방돌을 뽑는 오리치를 잘 놓는 먼섬에 반디젓 담그러 가기.. 2024. 1. 28.
두메산골-이 용악(1914~) 두메산골1 들창을 열면 물구지떡 내음새 내달았다 쌍바라지 열어제치면 썩달나무 썩는 냄새 유달리 향그러웠다 뒷산에두 봋나무 앞산두 군데군데 봋나무 주인장은 매사냥을 다니다가 바위틈에서 죽었다는 주막집에서 오래오래 옛말처럼 살고 싶었다 *소곰 - 소금의 옛말. 함경도 방언 * 토리 - 거친 삼실로 짠 큰 자루(마대) * 물구지떡 - 무시루떡 * 썩달나무 - 썩은 나무 * 봋나무 - 벚나무 두메산골2 아이도 어른도 버섯을 만지며 히히 웃는다 독한 버섯인 양 히히 웃는다 돌아 돌아 물곬 따라가면 강에 이른대 영 넘어 여러 영 넘어가면 읍이 보인대 맷돌방아 그늘도 토담 그늘도 희부옇게 엷어지는데 어디서 꽃가루 날아오는 듯 눈부시는 산머리 온 길 갈 길 죄다 잊어버리고 까맣게 쓰러지고 싶다 두메산골3 참나무 불이 .. 2024.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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