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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중생에 관한 관찰

중생에 관한 관찰-4

by 돛을 달고 간 배 2020.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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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유마힐의 방안에는 한 사람의 천녀가 있었다. 여러 보살들을 보고, 또 설하는 가르침을 들은 그녀는 곧 몸을 나타내어 하늘 꽃을 보살들과 부처님의 훌륭한 제자들 위에 뿌렸다. 보살들 위에 떨어진 꽃은 몸에 붙지 않고 땅에 떨어졌다.그러나 부처님의 훌륭한 제자들 위에 뿌려진 꽃은 떨어지지 않고 그들의 몸에 붙었다. 모든 제자들은 초인적인 힘으로 꽃을 떨어내리려 하였으나 떨어지지 않았다. 그 때 천녀는 사리뿌뜨라에게 물었다. 무슨 까닭으로 꽃을 떨어내리려 합니까. 이 꽃은 매우 출가자의 법답지 못하므로 버리려 하는 것입니다. 천녀는 말하였다. 이 꽃이 법답지 못하다고 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이 꽃은 아무런 분별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께서 스스로 분별하는 마음을 낸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출가하고서 분별을 한다면 그것이말로 법과 같지 않은 것입니다. 만약 분별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법다운 것입니다. 보살들을 보면 꽃이 붙어 있지 를 않습니다. 그것은 이미 분별하는 마음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사람이 두려운 마음을 지니고 있을 때, 악귀의 힘이 미치기 쉬운 것과 같이, 당신께서 생사를 두려워하고 있으므로 빛깔과 소리,냄새, 맛, 감촉 등이 그 힘을 미친 것입니다. 이미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오관의 욕망 등이 전혀 힘을 미치지 못합니다. 번뇌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꽃이 몸에 붙습니다. 번뇌가 다하면 꽃은 몸에 붙지 않습니다.

사리뿌뜨라가 천녀에게 물었다. 그대는 이 방에 머문지 오래 되오. 천녀가 대답하였다.제가 이 방에 머문 것은 고덕께서 깨달음을 얻은 것과 같습니다.  사리뿌뜨라가 다시 물었다. 앞으로도 여기에 오래 머무르겠소. 천녀가 대답하였다. 고덕의 깨달음도 오래 지속할 것입니까. 사리뿌뜨라는 묵묵히 대답을 못했다. 천녀가 말하였다. 웬일이십니까, 고덕께서는 뛰어난 지혜를 지니고 있으면서 묵묵부답이십니까. 사리뿌뜨라가 말하였다. 깨달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 그래서 나는 할 말을 모르오. 라고 대답하자 천녀가 말하였다. 말과 ,문자야말로 그 모두가 깨달음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은 마음 안에서도, 마음 밖에서도, 안팎의 중간에서도 성립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문자도 이와 같아서 안에서도 밖에서도 안팎의 중간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고덕이시여, 문자를 떠나서는 깨달음을 설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법은 그대로가 깨달음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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