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시간

사랑의 야찬/미셸 투르니에 이세욱 옮김, 문학동네(2025-65)

돛을 달고 간 배 2025. 5.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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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최고의 지성이자 위대한 작가. 1924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질 들뢰 즈, 미셀 뷔토르 등과 함께 소르본 대학에 서철학을 공부하고,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수학했으나 철학교수 자격시험에서 낙 방함으로써 '문학적 소명' 을 받아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67년 마흔세 살의 나이에 처녀작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발표, 그해의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 을 수상했다. 이후 전통적인 이야기 형식과 신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대사회를 재조명-재해석하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1970년에는 두번째 소설 [마왕] 을 발표하여 공쿠르 상을 수상했으며, [메테오르]  [황금 구슬] [동방박사와 헤로데 대왕] 등과 같은 신화적.종교적 상상력이 숨쉬는 대작과 [독서일기] [흡혈귀 의 비상] 과. [짧은 글, 긴 침묵] [생각의 거울] 등과 같은 철학적 성찰을 해학과 기지 넘치는 시선으로 녹여낸 산문집을 선보이기도 했다. 1962년부터 파리 근교 슈 아젤이라는 소읍의 사제관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으며, 공쿠르아카데미 심사위원 오찬 모임을 위해서만 파리를 방문한다.
2016년 사망했다.

옮긴이 이세욱
서울대 불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프랑스 오를레앙 대학에서 불문학을 공부했다 [개미]를 비롯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전 작품과 [드라큘라] [하늘빛 사람들]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두 해 여름][밑줄 긋는 남자] [프란츠 파농]  [나는 그녀를 사랑했] [소립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차례
그림에 관한 전설 6
두 향연 사건과 기념 16
빵에 관한 전설 24
음악과 춤에 관한 전설 34
향수에 관한 전설 42
위험한 연민 56
짚북데기 위의 아기 62
불꽃화약 제조술 어떤 기념 84
앵거스 136
작가 후기 101
옮긴이의 말 105


🌐🌐 들어 가면서

어린이 동화같은 이야기를 써 나가면서 이면에서 떠 오르는 교훈은 심각하지 않다. 편안하게 읽혀지는 그의 이야기들은 너무 편안하기에 오히려 불편하다. 독자는 그의 글에서 뭔가를 끄집어 내려고 하지만 처음부터 그는 숨기지 않았다. 생각할게 없어서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 그림에 대한 전설
🙏🙏
그리스 화공은 대관절 무엇을 그렸을까?
그는 아무것도 그리지 않았다. 그저 바닥에서 천장에 이르는 거대한 거울을 설치했을 뿐이다. 물론 그 거울에는 중국인의 정원이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까지 그대로 비쳤다. 그런데 거울에 비친 그 모습이 실제의 그림보다 한결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어떤 점에서 그러했을까? 중국인이 그린 정원은 사람의 자취가 없이 텅 비어 있었다. 그에 반해서, 그리스인의 정원에서는 수를 놓은 조복이며 모자의 깃털 장식. 황금 장신구, 정교하게 세공한 무구들을 착용한 화려한 군중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그림 속의 모든 사람들이 이리저리 오가고 손짓발짓을 하고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황홀 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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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화공과 중국 화공의 실력 대결이 그리스 화공의 잡기술에 중국 화공의 실력을 압도하였다.

🗽🗽 빵에 관한 전설
🙏🙏그들은 저마다 자기 발상대로 빵을 만들어보기로 하고 작업에다. 한 가지 사실이 이내 밝혀졌다. 갑각류형의 빵이 척추동물형의 빵보다 휠씬 굽기 쉽다는 점이었다. 반죽 덩어리를 화덕에 넣어보니, 그 표면은 바싹 마르면서 노릇노릇하고 딱딱하게 되는데, 속의 반죽은 희고 말랑 한 채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척추동물형의 빵은 어떻게 만들 것 인가? 어떻게 말랑한 것 속에 딱딱한 것이 들어차게 할 수 있단 말인가? 가엘은 갑각류형의 빵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지만, 약혼녀의 실패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빵 굽는 처녀 게나엘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바로 그날 저녁, 플로제베트의 빵집은 역사상 최초의 초콜릿 빵을 진열창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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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동네를 사이에 두고 빵 가게를 하는 집안의 남녀가 연애를 하다 결혼을 하게 된다. 둘은 가운데 동네에서 빵집을 내고 각자의 집에서 대표하는 빵 제품을 합쳐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를 원한다.

🗽🗽음악과 춤에 관한 전설
음악나무의 열매를 따 먹어라. 그러면 음들을 알게 되어, 천체들의 음악과 대등한 너희 자신의 음악을 만들게 될 것이다.' 그들은 결국 법의 유혹에 굴복하였다. 그런데 그들이 음악나무의 열매 하나를 깨물기가 무섭게, 그들의 귀가 막혀버렸다. 천체들의 음악은 더이상 들려오지 않았고, 음산한 정적만이 그들을 짓눌렸다. 지상낙원은 그렇게 끝이 나고, 음악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아담과 하와, 그리고 그들의 자손들은 호리병박 열매의 마구리에 짐승의 가죽을 팽팽하게 씌우고 활대에 짐승의 창자로 만든 줄을 걸기 시작했다. 또한 갈대 줄기에 구멍을 뚫기도 하고 쇠붙이를 구부려 소리굽쇠를 만들기도 했다. 그 뒤로 수천 년이 흐르는 동안, 오르페우스가 있었고 몬테베르디와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이 있었다. 또 라벨과 드뷔시, 벤자민 브리튼, 피에르 불레즈가 있었다

🗽🗽
향수에 관한 전설
그 후각 혁명은 1912년 게를랭이 파란 시간 이라는 향수를 내놓음으로써 시작되었다. 붓꽃, 헬리오트로프, 재스민, 불가리아 장미 등의 향기 가 섞인 이 향수의 냄새를 맡은 사람은 누구든 파르스름한 남기가 서린 태초의 황혼녁, 서로 끌어안은 아담과 하와의 머리 위로 저녁별이 반짝이던 그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사랑으로 몸이 녹작지근해지는 그런 은혜로운 분위기가 낙원과 함께 사라진 것 을 슬퍼하며 저마다 마음속으로 울었다. 1921년에 샤넬이 <N° 5>을 만들어낸 것도 또 하나의 사건이었다. 이 향수의 이름은 하나의 날짜, 5월 5일을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이 이름은 우리의 기억 속에 아스라하게 남 아 있는 천지창조의 제5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
짚북데기 위의 아기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여사님!" 여사가 아니라 아가씨입니다. 플루트 소리처럼 청아한 목소리가 그렇게 바로잡았다 '네, 아가씨로군요. 그럼, 성함을 말씀해주실까요?' 마리입니다.
반갑습니다. 마리 양! 출산을 앞두고 계신 거죠? 예정일이 언제인지 알고 계십니까? 12월 25일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렇군요. 좋습니다. 그럼, 마리 양은 어떤 자연 환경에서 해산하기를
원하시죠?' '외양간에서 낳고 싶습니다, 대통령님. 짚북데기가 많이 깔려 있는 외 양간에서요. 소 한 마리와 당나귀 한 마리도 있으면 좋겠어요.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평정을 원지 않는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놀라서 눈이 동그래지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외양간, 짚북데기, 소 한 마리, 당나귀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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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회견장에서 편안한 출산을 원하는 여성은 자기에게 전화를 하라고 한다.

🌐🌐
앵거스
🙏🙏그가 말했다. '내가 암사슴 마리를 놓쳤나 했더니 여자 하나를 찾아냈군. 정말 우아하고도 청초한 여인이야. 사냥감은 바뀌었지만 손해는 안 보겠는걸!" 그가 다시 웃는다. 듣는 사람의 기승을 철렁하게 만드는 웃음이다. 오트머가 나선다 '티펜 경, 당신 앞에 있는 숙녀는 당신의 이웃인 앵거스 경의 따님 콜롱벨 아가씨요.
혹시라도 오해가 있다면 그것을 해소해볼 양으로 한 말이다. 하지만 오 해가 있었던 건 아니다. 티펜은 앵거스 경의 딸이라는 말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트머를 싹 무시하고 모욕적인 말로 콜롱벨을 부른다 "어이, 예쁜 암사슴! 따뜻한 봄을 맞으니 춘정이 일지 않소? 나뭇가지 모양의 뿔을 달고 갑자기 나타난 늙은 수사슴이 당신의 고운 눈에는 멋있어 보이지 않소? 물론 청년의 풋풋함은 이제 찾아볼 수 없을 거요. 하지만 그의 힘과 경험을 믿어주오. 그러고는 웃음을 터뜨리며 두 남녀에게 다가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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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는 앵거스의 손자다. 그의 어머니는 앵거스의 딸 콜롱벨이다. 콜롱벨은 그의 연인인 오트마와 산책 중 옆 영지의 티펜에게 강간당하고 오트머는 살해당한다. 자크는 티펜에게 도전하고 자크를 죽일 마음이 없었던 티펜은 오히려 눈에 화살을 찔린 후 죽는다.

🌐🌐맺는말
가벼운 듯 주제는 밑바탕에 철학적 사유와 종교적 신화를 믹서한 배경을 제시한다. 제시된 신화와 철학적 사유는 재해석되어 표출된다.
쉽고도 어려운 것은 읽어가는 독자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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