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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시간

쥘과의 하루-디아너 브룩호번 장편소설,이진영 옮김,문학동네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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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너 브룩호번 Dinne
Broeckhoven

1946년 벨기에의 항구 도시 안트베르펜에서 태어나 안트베르펜 왕립 콘서바토리움에서 네덜란드 문학과 수사학을 공부했다. 1970년 네덜란드 하으로 이주한 후 기자로 활동하며 수십 권의 청소년 책을 출간했고, 벨기에 안트베르펜 문학상 등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2001년에 발표한 소설 "질과의 하
루"가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럽의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 작품은 독일에서 연극으로 각색되어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2000년 삼십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잡지사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들어 가기
"쥘과의 하루"는 쉽게 얘기를 하자면 "사랑의 이별"을 어떻게 다시 추억할 것인가 또는 아쉬움을 어떻게 대신할 것인가를 현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일어나, 일어나, 하지만 남편은 이미 이 세상에 미련을 두지 않고 떠나갔다.
딱 하루만 더 있다가 의사에게 전화하리라.



🦜알리스 현실적 시간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기까지 영원과도 같은 삼십 분이 익숙한 웃처럼 알리스를 감쌌다.
자궁 속에서 새날을 향해 요동치는 기분이었다. 이완된 육체가 따뜻한 침대의 주름에 감췄다. 근육과 관절은 공중에 붕 뜬 듯 가벼웠고, 머릿속은 맑았다. . ~~~늘 그렇듯 그는 부억에서 아침을 차리고 있다. 그것이, 그녀가 기억하는 그의 유일한 집안 일이다. 매일 아침 여덟시 정각 그는 그 일상의 의식을 시작한다. 막 끓인 커피향이 침실을 휘감고, 자신이 얼마나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는지 깨닫고 나면 비로소 알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pp.7~8
🙏🙏
남편이 사망했다. 아니 지금 남편은 그저 조용하게 있을 뿐이다.
쥘의 죽음이 그녀의 뼛속까지 스며들기 전까지는 그는 진정으로 죽은게 아니다. 그가 죽었다는 사실은 아직까지는 겉에만, 그녀의 신경 말단 외부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허나 진실은 보슬비처럼 땀구멍을 통해
그 속으로 스며든다.
늘 남은 사람들이 고생이지.......
그녀는 중얼거렸다. 순간 자신이 내뱉은 그 피상적인 말이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그녀는 아직 침대의 온기가 가시지 않은 자신의 손을 그의 손등 위에 얹었다. p.11
🙏🙏
당신은 아직 내 곁에서 숨쉬고 있어야 돼?
쥘 없이 어떻게 하루를 보낸단 말인가? 그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한단 말인가? 그녀는 오직 가죽슬리퍼만 생각하려 애쓰며, 그걸 찾아 작은 방 안을 헤맸다.
욕실을 뒤지며 아무 생각 없이 빨래바구니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심장 박동이 목까지 차올랐다. 죽은 남편의 슬리퍼를 찾는 무의미한 일이 폭발 직전의 그녀를 지탱해주고 있었다. p.17
🙏🙏
조금만 기다려 줘, 24시간만. 당신과 마지막 대화를 하고 싶어.
그가 잠간 눈썹을 치켜세웠던가? 아니면 단지 그녀의 상상인가? 그녀는 슈퍼마켓에 대한 생각을 떨처버렸다. 오늘 점심에는 그냥 토마토가 있다고 치자. 혼자서 가게를 돌아다니지 않는 게 종을 것이다. 모두가 쥘에 대해 물어볼 테니까. 그러면 뭐라 대답할 것인가? 집에서 죽은 채 소파에 앉아 있다고? 그는 죽지 않았다. 그녀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한. 그는 살아 있다. p.25
🙏🙏
누가 당신에게 물어불까 봐 슈퍼마켓에도 가지 않을래, 주치의도 내일 부를 테야.


🦜다비드의 등장

첫날 이후 소년은 방학 내내 매일 정가 열시에 왔다. 혼자서. 소년은 그렇게 하고 싶어했다. 그의 엄마는 소년을 삼 층에서 엘리베이터에 태웠고, 소년은 육 층에서 내려 현관 벨을 눌렸다.
"안녕하세요 쥘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알리스 할머니" 다비드가 말했다. 그리고 정확히 열시 반에 체스는  끝났다.p.34
🙏🙏
남편과 만난 다비는 줄곧 열시만 되면 할아버지를 찾아와 체스를 둔다. 그 애가 지금 온단다.
신의 벌렁거리는 심장 위에 얹어졌다. 그녀는 완전히 무력했다. 남편 위에 그렇게 몸을 굽히고 서있는 다비드는 천사 같았다. 쥘을 데리러 다른 별에서 온 존재, 그리고 그의 마지막 여행에 앞서 그에게 새로운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 할아버지는 아프지 않아요.
할아버지는 죽었어요."
다비드가 말했다.
그래, 나도 안다."
알리스가 인정했다.p.44
🙏🙏
알리스는 할아버지를 대신해 다비드와 체스를 하였지만 재미없는 다비드는 할아버 곁으로 와 할아버지는 죽었다고 말한다.
어머니의 상태가 좋지 않아요. 정오쯤 수술을 받으실거예요.
저녁 다시 어머니한테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보도 연석에 머리를 부딪히셨는데 느낌이 좋지 않아요..... " 말들이 베아의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순간 다비드의 목근육이 움찔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이중턱이 졌다. 그가 잠시 호흡을 멈추었다. 날카로운 울부짖음이 터져나올 차례인 듯했다. 그러나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의 손짓만이 허공을 더듬을 뿐이었다.p.52
🙏🙏
다비드는 엄마는 그녀의 엄마가 좋지 않다고 다비드를 할머니께 맡아 달라고 한다.


🦜🦜알리스의 비밀을 추억하다.

" 당신이랑 올가 사이에 뭔가 있다는 걸요. 아마 당신 스스로 깨닫기 전이었는지도 몰라요. 여자의 직감이죠.
그걸 알고 맛과 냄새를 느끼죠 바람피우는 거라는 게 남자한테 다 붙어 있거든요. 피부에, 옷에, 말에,부주의한 침묵에. 당신은 내가 알고 있다는 걸 몰랐죠.
우리가 함께 휴가를 갔을 때도 달라진 건 없었어요.이탈리아에서 모든 시간을 함께 보낸 우린 내 모든 불신과 의심을 뒤로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려 했었죠.p.58
🙏🙏
알리스는 남편의 바람 난 순간과 그 순간을 헤쳐나간 때를 회상한다.
틈이 벌어진 대문자 O 그 음란한 글자가 특히
종이 위에 도드라져 있었어요. 나는 읽었어요. 그녀와 함께 휴가를 가고 싶다고 그건 축제가 될 거라고 그리고 아무도 그걸 알지 못할 거라고. 당신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어느 누구도 그녀만큼 사랑해본 적이 없다고. 그렇게 쓰여 있었어요. 그저 전등 아래에서 잡지를 이리저리 움직여보기만 해도, 당신의 배신을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죠.p63
🦜🦜나는 올가가 관계를가지고 있는 남자의 아내라고 그에게 귀띔했죠. 그녀가 조만간 무슨 출장 얘기를 꺼낼 거라고.



🦜🦜 다비드와 알리스의 쥘

"쥘 할아버지는 들아가셨난다."
알리스가 나직이 말했다.
그녀는 소년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도 그 사실을 환기시키려 했다.
다비드는 쥘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손을 툭툭 이리저리 흔들었다. 다시 안정을 찾자., 소년은 손으로 천천히 대리석 같은 쥘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러고는 애정이 담긴 손길로 이마와 뺨을 훑었다. 마치 마귀를 쫓아내려는 듯.
"쥘 할아버지는 가셨어요. 이건 쥘 할아버지의 껍데기예요"p.89
🙏🙏
알리스는 다비드를 통하여 남편의 죽음을 재확인한다. 남편은 껍데기만 남았다.
"다 그냥 놔둘까?"
그녀가 제안했다. 그녀는 피곤했다 하지만 다비드는 이미 접시와 칼, 포크를 한데 모아모두 싱크대 왼쪽 옆에 쌓아놓았다.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소년의 팔은 이미 팔꿈치까지 개숫물에 박혀 있었다. 그녀는 행주를 들고 그의 오른쪽에 서서 기다렸다.
"같이 먹었으면, 설거지도 같이 해야지.
그녀의 어머니가늘 하던 말이었다.
" 쥘 할아버지의 껍데기가 혼자 있잖아요."
다비드가 말했다. 소년의 시선이 그녀를 부엌에서 내몰았다. 알리스는 군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고분고분
체크무늬 행주를 의자 등받이 위에 놓고 거실로 갔다. "나는 지쳤어요, 쥘" 그녀가 말했다. p.p 99~100
🙏🙏
소년과 알리스는 저녁을 먹는다.
소년은 도맡아 설거지를 한다.

"눈은 밖에 있고, 안은 띠뜻해요."
그녀는 나지막이 소리 내어 말해보았다. 그러고는 소년이 깰까봐 숨을 멈추고 조심조심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뺨 위로 소리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오래지 않아 따뜻한 터널이 그녀를 받아들였고, 그녀는 잠들었다.

잠에서 깨어 옆의 빈자리를 느끼고, 그녀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았다. 그녀는 따뜻한 침대 냄새에 둘러 싸여 아주 잠깐 더 누워 있었다. 커피향을 맡고 그녀는 일어났다. 여전히 뻔한 관절로 그녀는 새날의 향기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p.115
🙏🙏
잘 가세요. 이젠 이별이예로. 당신을 놓아드려야겠어요. 의사를 부러야겠어요.

🌐🌐느낀 점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 좋은 일 굿은일을 함께 겪었다. 마지막을 나혼자 당신을 추억해야 하는데
뜻밖의 동행자가 생겼다. 남편의 죽음을 공유해야 한다니! 하루면 된다. 그러면 된다. 당신과 나의 이별의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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